지난 연말에 어느 시민단체의 연말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모임의 구성원들이 소위 '깨어있는 시민들' 중심이었고 실제로도 자기 소개 내용을 들어보니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나 이런저런 정부기관 등에 근무하신 분들이 많더군요.

그 자리에는 우연찮게 현역 민주당 지역구 국회의원 그리고 웬만한 486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큼 유명한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인사도 함께 했습니다.

민주당 현역 의원에게 물었습니다....

질문 : 지금 호남에 대한 인종주의적 증오와 차별이 심각한데 민주당이 이 문제에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닙니까? 표는 호남에서 얻으면서 정작 호남과 호남 출신들을 보호하는 데에는 아무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답변 : 워낙 현안이 많고 복잡해서 그렇겠지요.

질문 : 호남에 대한 인종주의적인 공격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은 현안이 아닙니까?

답변 : ...

질문 : 올해 새누리당의 안효대 의원이 혐오죄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은 알고 계십니까?

답변 : 그래요? 몰랐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나요?

한심하더군요. 현역 국회의원 말고 유명한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인사의 반응도 거의 비슷했습니다. 저와 질의응답한 국회의원과 그 민주당 인사의 성명은 여기서 밝히지 않겠습니다. 누구라고 따질 필요 없이 현재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의 지역문제에 대한 인식이 거의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보니까요.

경북 출신의 새누리당 소속 안효대 의원이 인종주의적 공격으로부터 호남을 보호할 수 있는 형법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속된 말로 쪽팔리기 짝이 없는 일일 것입니다. 아니, 쪽팔려 해야 맞습니다. 정치인 특히 국회의원이 존재하는 이유는 자신을 지지해준 지지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호남에서 표 얻을 일도 없는 새누리당 의원이 호남을 보호하는 내용의 형법개정안을 발의했는데, 호남표 없이는 정치세력으로 털끝만큼도 존재할 가능성이 없는 민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의원에게 선수(?)를 빼앗긴 것을 부끄러워하기는 커녕 그러한 법안 발의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자들이 현재 민주당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호남에서 표를 얻고도 자신들이 얻은 호남의 표를 부끄러워 하고 그 호남의 지지표를 지역주의 표, 토호들의 표, 영남의 표에 비해 20분의 1의 가치에 불과한 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성향이 바로 노무현의 민주당 분당과 대북송금 특검 그리고 호남 정치인에 대한 공격과 비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민주당과 소속 국회의원들, 정치인들은 각성해야 합니다. 호남의 지지표가 부끄럽다면 지금이라도 탈호남 선언을 하십시오. 노무현은 그런 점에서 솔직하기라도 했습니다. 당신들이 노무현의 후예를 자처한다면 지금이라도 더러운 호남 표는 더 이상 받지 않고 사양한다고 선언하고 당신들이 좋아서 죽고 못사는 부산 등 영남 표밭에 가서 올인하십시오. 그게 아니라면 당신들을 지지해준 호남을 보호하는 데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기울이십시오.

호남 유권자들도 정신차려야 합니다. 민주당이라는 간판 뒤에 숨어있는 저 무리들은 호남 정치세력도 아니고 호남의 이익을 털끝만큼이라도 생각하는 무리도 아닙니다. 표는 호남에서 얻으면서 선거만 끝나면 호남을 모욕하고 짓밟는 데에서 '폼'을 살리고 싶어합니다. 저런 무리들에게 표를 주는 것은 이제 어리석은 것도 아니고 저 추잡한 무리들의 공범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행위에 불과합니다.

참고로 안효대 의원이 혐오죄 신설을 중심으로 한 형법개정안 발의 후 언론과 인터뷰한 기사를 링크합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이나 정치인들, 지도부들, 당신들이 최소한의 수치심이라도 있다면 이 기사 읽으면서 혀 깨물고 죽는 시늉이라도 좀 하십시오.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37&aid=0000016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