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본좌의 안먹히는 떡밥도 이제 마지막이다. 비록 읽는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지금 아크로엔 지역주의 떡밥보다 더 잘먹히는 떡밥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 정도로 만족하련다. 어쨌든...

많은 사람이 지금 박근혜가 짭짤히 남는 장사를 하고 있다고 보는 듯하다. 말 몇마디 던졌을 뿐인데 정국의 핵으로 등장하며 모두들 그녀의 입만 쳐다보는 상황이 됐으니 그도 그럴 듯하다. 그렇지만 본좌 생각은 조금 다르다. 본좌는 오히려 지금 박근혜로선 말만 던질 수 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본다. 왜냐고?

일단 세종시 문제가 좀 더 진행된다고 보자. 지금이야 국회 상정도 안됐고 언제 될지도 모르니 걍 원론적 입장만 표명하면 되지만 당장 국회에 오른다고 하면 이게 박근혜 입장에서 처신하기가 보통 어려운게 아니다.

놀랄지 모르겠는데 무엇보다 상대가 없다는 거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타겟팅할 상대 선정부터 보통 골치아픈게 아니다. 

이명박을 공격한다? 이게 우리편에서야 좋아 죽을지 몰라도 박근혜로선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패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참여정부때 우리를 보면 된다. 우리끼리야 열라 노무현 까지만 당장 한나라당이 까면 싫고 더 나아가 열우당 누가 노무현 대놓고 까면 기분이 뭐 같았던 거. 당장 어떤 사람들은 정동영이 노무현의 저격을 피하고 피하다 볼멘 소리 하나 한거 가지고도 지금까지 죽일 놈 하지 않는가! 이거 한나라당 지지자들도 비슷하다. 아니 그들의 보수적 성향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고 봐야 한다. 쉽게 말해 박근혜가 이명박을 정면으로 공격하는 순간 지지자들의 대거 이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거다. 그러면 박근혜로선 그야말로 독박 뒤집어쓰는 꼴.

그러면 정운찬과 정몽준을 공격하는건? 이것도 박근혜로선 내키는 입장이 아니다. 그들을 공격하는 순간 그들과 같은 급이 되버린다. 안그래도 수도권의 한나라당 지지자들 사이에 정몽준의 주가가 오르고 있는데 박근혜가 조금만 잘못 공격했다간 주가 부양 책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당연히 명박 측에선 이런 박근혜의 딜레마를 파악하고 있다. 그러니까 정면 공격을 회피하고 정운찬과 정몽준을 내세우는 것이다. 참고로 박근혜의 장점은 상대가 오버하며 인파이팅할 때 도드라지는 편이다. 가만히 서서 '원칙'이란 카운터펀치를 적중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처럼 멀리서 진을 치며 수성하고 있으면? 이게 박근혜로선 대략난감이다. 계속 '원칙'만 강조하고 있다 치자. 이게 지금은 괜찮은데 서서히 정국이 가열되더니 급기야 야당이 국회에서 농성하며 '박근혜는 동참하라, 훌라훌라'하고 있으면 그야말로 '무책임녀'로 전락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박근혜로선 이미 미디어법 당시 원칙적 반대로 주가를 올리다 막판에 동의해준 전력까지 있다. 그때 막상 표결장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극강의 정치적 센스까지 발휘했지만 대한민국처럼 변덕이 심한 나라에서 리바이벌은 '쟤 또 저래?'란 반응까지 얻기 십상이다.

쉽게 말해 지금 박근혜의 부상은 마치 얼음판위의 댄스처럼 언제 깨질지 모르는 지반위에 서있다는 거다.

물론, 정치 감각이야 지금 대한민국 현역 정치인중 최고를 자랑하는 박근혜인지라 나름대로 잘 풀어갈거라 본다. 사실 박근혜의 딜레마를 중심으로 풀어 그렇지, 이게 이명박으로서도 보통 골치 아픈게 아니다. 당장 수정안이 부결되면 레임덕이 현실화될 뿐더러 박근혜의 파워가 입증되기에 한나라당내 줄서기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본좌는 둘의 위험부담이 너무 크므로 결국 막판 타협이 이뤄질 거라 보는거다. 뭐 부처 한두개 내려갈 수도 있고 수정안 규모를 좀 키울 수도 있고 뭐 그 정도? 또 어찌보면 막판 타협 가능성을 보기에 박근혜가 지금 저리 뻣뻣하게 나오는 지도 모른다. 진짜로 탈당까지 각오했다면 오히려 지금은 그 명분을 쌓기 위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을 테니까.

그러면, 지금까지 읽은 얼마 안될 독자분들은 볼멘 소리할 수도 있겠다. 이거 뭐야, 싱겁잖아.

물론 본좌는 지금도 둘이 타협할 가능성이 70프로는 된다고 본다.

그렇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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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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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는 소설이라 가정하고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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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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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가능성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한나라당만 아니라 87년 이후 체제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지각 변동 가능성이 꿈틀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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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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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알고 있겠지만 바로 남북 정상회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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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우리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당장 지금 티브이 틀었더니 남북 정상 회담이 발표되고 뒤이어 이명박과 김정일이 포옹한다고 상상해보자. 기분이 어떨 것 같은가?

솔직히 우리 편에선 좀 참담할 것이다. 그런데 그 날 저녁 대충 한나라당 지지자, 중도, 진보 등등과 술 한잔 한다고 치자. 당장 화제는 세종시에서 남북 정상회담으로 워프한다. 그 정도가 아닐 것이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이게 정치판에선 어떻게 될까? 참고로 이명박의 남북 정상회담은 노무현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후폭풍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쉽게 말해 노무현의 정상회담은 '연장전'이었던 반면 이명박은 '판을 새로 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 남북관계는 디제이를 이어온 민주 개혁 진영의 전유물이었다. 그런데 그 전통부터 깨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중적으론, 특히 수도권의 중도층에겐 두가지가 현실화된다. 

1) 햇볕정책이 아니더라도 대북관계 진전은 가능하다. (특히나 핵문제에 진전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2) 사실상 민주 개혁 진영이 명박보다 비교 우위를 내세울 분야가 전무해진다.

아니라고 보는가?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데 무슨 소린가라고 분노하는가? 미안하지만- 나야 그런 항변을 이해하는 편이지만- 대개의 대중에겐 관심없는 이야기다.

거기에 구체적으로 정치권의 반응은 어떨까?

민주당, 국참, 진보 정당들은 '정략적 이용'을 들어 비판할 수 있을 뿐, 원칙적으로는 환영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박근혜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그 이전의 세종시 수정 반대 움직임은 기가 꺾일 뿐더러 김조차 샌다.

아마도 자유 선진당 정도가 원론적으로 반대할 것이다. 여기서 또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의 안보보수층을 대변하기엔 자유선진당은 그릇이 작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정치권 누군가는 바로 그 떡밥을 노릴 것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안보보수층은 자신들을 대변해줄 정치세력을 찾아 나서게 된다.

자..... 바로 여기서부터 빅뱅 가능성이 발생한다. 박근혜 입장에서 이 상황을 재구성해보자. 세종시 수정 반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려던 계획은 철저히 틀어졌다. 거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명박계의 지지는 확고해진다. 반면 경상도의 안보 보수층은 정체성 상실(?)에 방황한다. 그리고 세종시 문제가 희석화되는 걸 보며 충청권은 반발한다.

요약하면 한나라당내에서 경선 승리 가능성은 낮아지는 반면 자신의 지지층은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지는 거다. 이때 박근혜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물론, 이는 가능성일 뿐이다. 아직도 타협 가능성을 70프로 이상으로 본다는 본좌 말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그렇지만 때로 사소한 우연이 엄청난 정치적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당장 탄핵안 처리 당시 딱 한명만 더 기권표를 던졌더라면 참여정부의 5년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러니까 정상회담 직후에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거다. 당장 명박의 핵심 측근 하나가 우쭐해진 나머지 박근혜를 살짝 공격했다 치자. 그게 상호 감정을 건드려 에스컬레이트되면?

자..... 한나라당 내 빅뱅 그 자체는 우리 편에서야 나쁘지 않을 터. 그런데 문제는 말이다...... 그야말로 엄청난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일단 박근혜가 뛰쳐나간다고 가정하자. 영남권의 친박 의원들 상당수는(어쩌면 다수는) 박근혜와 함께할 것이다. 영남의 안보보수층이 이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자력으론 대권 창출 가능성이 없는 자유선진당부터 연대의 손을 내밀 것이다. 여기서 끝날까? 천만에 말씀이다. 충청권의 박근혜 지지는 그야말로 에스컬레이팅될 것이다. 그 경우 과연 충청권의 민주당 의원들은 그 폭풍에서 빗겨날 수 있을까? 결국 세종시 수정 반대, 지역균형 개발을 모토로 내건 박근혜 세력이 영남과 충청, 그리고 어쩌면 호남 일부까지 포괄하면서 민주당을 제치고 사실상 제 1야당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당연히 수도권의 반작용이 일어난다. 박근혜의 대응에 맞춰 수도권 민심은 명박계로 몰리기 십상이다. 그리고...여러분이 한번 냉정하게 판단해보라. 한미 FTA등을 보아하니 경제 정책의 차이도 없어, 정상회담 하는 거 보니 대북관계도 잘 풀어, 나머진 기껏해야 삽질 좋아한다 정도인데 그건 어차피 역대 대통령 다 마찬가지였고(아마 김대중 정도가 약간 예외였을 거다. 노무현의 수도이전, 혁신 도시 모두 엄밀히 말해 삽질 정책이다. 사실 김대중도 삽질을 싫어했다기보다 할 돈이 없었다.) 그나마 2년뒤면 명박이 물러난다. 그런데 저 지방 촌 것들은 대북관계 개선도 반대하고 세종시를 빙자해 지역이기주의를 보이네?

문제는 말이다. 그런 대중적 분위기로부터 민주당이나 국참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거다. 당장 아리까리한 애들은 이 거대한 빅뱅에 휩쓸려들어가기 십상이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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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사회당이 쇠락한 후 '현자민당'과 '전자민당'으로 나뉘어있는 일본의 재현이다. (그리고 본좌, 살짝 자랑하자면 전에 소개했던 현재 상황 분석에 이 것까지 경고했다.^ ^)


자....등골이 좀 오싹해지는가? 너무 겁먹지 마라. 어디까지나 본좌의 발랄한 상상력이 빚어낸 소설이다.

그렇지만 말이다....




대한민국엔 소설보다 더 한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그러니까 우리, 살짝 경각심을 갖자. 먼 훗날 노인정에서 구석자리로 쫓겨가기 싫으면.

ps - 뭐 어쨌든 본좌 상상대로 펼쳐지면 국참 계열의 꿈은 이뤄지는 것이다. 한나라당만 찍어온 영남 유권자들에겐 찍을 정당이 생겼고 민주당은확실히 호남 지역당으로 전락할 테니. 빈정대서 기분이 상하는가?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대중의 관심과 유리된 채- 박찬종이래 20여년 지속된- '지역주의 타파'란 낡은 떡밥만 고집했던 정치 세력이 얼마나 버림받을 수 있는가를 말하고 있을 뿐이다. (떡밥님 미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