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칼럼과 의견을 자주 보는 편인데, 제가 인상깊게 읽었던 외부 글 두 개가 있는데요.

그 중 하나는 2009년에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예측한 글(당시 반한나라당 분위기)과

요새 본 이 글이었는데요. 민주당 내에서도 친노와 반노 분위기가 많이 갈릴 수 밖에 없는 것은 느끼고 있었는데,

실제로 최근에 내각제 추진 관련된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내각제의 장점과 단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본을 따라가려는 것인지.. 이 생각 자체가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다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끝에 이 글쓴이의 정치색이 짙은 부분은 지웠습니다. 그런데 다 수정하기는 좀 그러네요.. 부정선거인지 아닌지 이런 것보다는 내각제 개헌 추진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ㅠㅠ)



아래는 원글입니다.



원은 올 여름부터 쓸까 말까 고민했던 이야기가 하나 있었다. 그랬던 이유는 국정원 사태를 비롯해 정국이 어떻게 풀리는지 추이를 일단 좀 보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허나 직을 걸고 투쟁하겠다며 비장 떨던 김한길은 국정원 개혁 위원장과 특검을 맞바꿈으로써 살을 얻고 뼈를 내주고는 빅딜이라며 자랑하고 있다. 이런 건 국민들한테 보여주기 위한 게임이지 진짜 투쟁이 아니다.


그리고 그 비슷한 시기에 아래의 두 가지 기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20일 "도지사는 제주 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 뛰어다녀야 할 책임이 있다"며 "일을 더 많이 하기 위해 새누리당에 입당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출신으로 성추행 사건에 연관돼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우 지사는 얼마 전 도민 17,000명을 미리 새누리당에 입당시킨 바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인 영남과 호남 의원들이 함께 모임을 만들고 양측의 상징적 인물인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키로 해 주목된다. 이날 첫 만남에는 새누리당 이병석 최경환 김태환 김광림 이철우 김종태 박명재 이완영 의원과 민주당 김성곤 이낙연 박지원 주승용 이윤석 김영록 김승남 황주홍 의원이 참석했다. 앞으로는 다른 경북·전남 출신 의원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러니 이제는 더 주저할 이유가 없고 해서도 안되는 시점이다.


이 글은 앞으로 벌어질 상황 여하에 따라 그냥 소설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우원은 진심으로 그리 됐으면 좋겠다. 아니면 이 나라는 진짜로 좆 되기 때문이다.


과연 지금보다 더 좆 되는 게 가능하냐고? 그걸 확인하러 이제 같이 가 보시자.





요즘 ‘4년만 참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음 대선에는 ㅂㄱㄴ가 다시 나올 수 없으니 문재인, 안철수 등이 버티고 있는 민주 진보 진영이 이길꺼고 그 담부턴 다 나아질 거라는 소리다.

 

머 틀린 말은 아니다. 대선 1년 전에는 대략 후보의 윤곽이 잡혀야 한다고 볼 때, 새누리쪽에 남은 2년 동안 대통령감의 내외적 면모를 갖출 넘은 별로 없으니 말이다. 설사 튀는 넘이 한둘 나온다 한들 지난번의 ㅂㄱㄴ 같은 무게와 지명도를 갖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한 마디로 야권의 쌍용에 대항할 만한 카드는 여당에 생겨나기 어렵다.

 

그럼 우린 정말 안심하고 4년만 참으면 되는 걸까. 그날이 오면 이 두 분중 하나가 종내 정권을 잡고 이 나라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 놓을 건가. 그리고는 비뚤어졌던 역사의 핸들은 제자리를 향하고 대한민국은 다시금 사람사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게 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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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일단 한가지 기억을 되살려 보자. 노무현 서거 직후 우리 모두는 3년만 참으면 된다는 말을 입에 담고 살았다. 부자되게 해 준다던 가카가 국민을 속이고 4대강 사기 친 것까지 모자라 이제 전직 대통령의 이런 비극까지 일어났으니 다음 대선이야 해보나 마나 아닌가. 빈소를 찾은 5백만 인파가 증명했듯이 이 무뢰배 집단을 국민이 다시 뽑아줄 리 만무한 일이다.


그런 믿음은 대선날 오후까지 계속됐고, 우리는 졌다.


물론 부정선거였다. 옛날처럼 개표 조작하고 봉투 돌리고 가짜 유권자 동원한 건 아니더라도 이 정도 꼬라지면 국제적 스탠다드에 기초해 부정선거라는 라벨을 붙이기엔 충분하다. 하지만 그 문제를 지적하고 책임 지우기 위한 지금의 노력과는 별개로, 우리는 저들이 그런 치졸한 방법을 전방위적으로 구사할 거라고는 차마 생각 못했고 그런 시대는 예저녁에 지나갔다고까지 믿었다. 그래서 별다른 대비도 하지 않았다.


결국 3년만 운운하는 우리의 믿음은 저들의 속성에 대한 순진함과 무지 속에서의 한 바탕 자위행위에 불과했던 셈이다. 그때 충분히 깨어 있었다면, 조금 더 깐깐하고 조심스러웠다면 결과는 달랐을 지도 모르고, 지금 하야니 퇴진이니 하는 말을 할 필요 자체가 없었을텐데 말이다.


허나 앞서 말했듯이 혹자는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 다음 대선은 상황이 다르지 않아? 왕홀을 쥐고 태어난 공주님도 국정원 동원해 겨우 이긴 판국에 지금 저들의 어영부영한 카드들로는 어떻게 조합한들 게임 자체가 어려운 거 아니냐고. 그러니 다음 번에는 희망을 걸어도 되지.


…희망같은 소리.


여기서 함정은 우리가 아는 이런 약점은 저들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저들은 그걸 받아들이고 순순히 패할 넘들이 아니다. 지난 대선의 뼈아픈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다시 전 같은 낙관론이나 ‘믿음’ 따위를 내세워 순진하게 접근하면 반드시 지고 만다는 거다. 믿음은 힘을 얻기 위한 연료일 뿐 무기 자체가 아닌 거다.


특히 지금 저들은 가카 때 부터 최근의 부정선거에 이르기까지, 그간 지은 수많은 죄들 때문에라도 절대 정권을 내 줘선 안되는 입장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넘을 내세워도, 웬만큼의 부정을 계산에 넣어도 대선 승리의 확신이 없다면 과연 무슨 방법을 쓰려 들까.


이제 띵킹 아웃오브더 박스가 필요하다.


...바로 대선 자체를 없애는 거다.


가능하냐고? 물론.





우원은 지금 쿠데타나 계엄령 따위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저들이 비록 막나가고 있긴 하지만 그런 짓에 함부로 덤빌 정도로 바보는 아니고, 국제 사회도 한국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걸 용인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제 저들은 선악을 구별하기 힘든 교묘한 방식을 취할 만큼 세련되어져 있다.


세상에는 그럴듯한 정치적 명분을 통해 이 과업을 수행할 길이 존재한다. 다만 이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밑그림 작업이 먼저 필요한데, 놀랍게도 그게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


일단 지금 한창 위세를 떨치고 있는 종북 키워드부터 살펴보자. 우리 대부분은 이것이 진보 세력의 힘을 약화시키고 국민에 대한 프로파간다로 쓰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야권의 근본적이고도 총체적 분열을 촉진시키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지금의 맥락에서는 이게 더 중요하다는 점.


아래 현재 종북 구도의 스펙트럼을 보시자.



통합진보당 > 진보 정당, 재야 > (민주당 내외의) 친노 > 민주당 지도부 > 민주당 보수



이런 그림이 그려진 것은 주로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한 각 세력의 입장에 근거해서다. 검찰 수사, 이석기 구속과 의원직 박탈, 당 해산 등의 각종 조치에 얼마나 강하게 반대했는지의 강도에 따라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약해지는 모양이다. 그 결과 현재 수구 세력과 언론 등이 잡아 놓은 ‘실질적’ 종북의 경계선은 대략 친노와 민주당 경계선 어딘가에 그어져 있다.

 

이 구도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원하는 정치적 청사진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노무현의 죽음이라는 근본적인 쟁점을 가진 친노와 선거부정 이슈 등 야당으로서의 투쟁 명분에서 자유롭지 못한 지도부와 달리 - 이 부분은 글을 준비하는 동안 상황이 좀 변했다마는 - 사실상 민주당의 다수를 차지하는 보수파 의원들의 성향은 기본적으로 새누리당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이들은 문재인이 대선에 이겼다 한들 여당으로서 얻을 이득 외에 개인적으로 별로 탐탁할 것도 없던 부류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서 정치적으로 제일 손해인 상황은 단지 야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국민들의 눈에 ‘진짜 종북주의자’들과 비슷한 부류로 인식되는 거다. 현 정권의 종북 드라이브는 속성상 과거의 여야 관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틀을 정치권에 만들고 있고 필연적으로 극심한 대립과 파행을 조장하게 된다. 사실 지금은 단지 대립을 넘어 유신이나 5공때가 연상되는 탄압의 위협마저 느껴지는 상태인데, 이런 분위기 하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회의원으로서의 발언권과 역할의 제약, 나아가 존재 상실의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정치인의 목표는 자기가 속한 당이 정권을 잡거나 적어도 의미있는 야당으로서 대통령, 여당의 국정 파트너로서 권력을 갖는 건데, 이런 식으로 가서는 희망이 안 보이는 거다.


바로 이 지점이다. 꼼수가 꿈틀거리는 곳은.


자칫 야권이 공멸할 지도 모르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민주당 보수파는 그저 억울할 뿐이다. 같이 당을 하긴 했지만 친노와는 원래 맞지도 않았고, 이길 수 있다며 큰소리치고 나선 친노의 좌장은 대선에서 그만 떨어져 버렸다. 부정이 있었다지만 아무리 항의한들 ㅂㄱㄴ를 진짜로 하야시킬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법안이나 예산안 처리도 안되고 날치기는 더 뻔뻔해지고 나아가 청와대 경호원한테 일국의 국회의원이 질질 끌려가는 상황. 이제 머리속에 이런 생각이 맴돈다.


“내가 왜 이 희망없는 야당질을 계속 해야 되지?”


그리고는 자연스레 얼마 전의 성공사례에 생각이 미친다. 기억하다시피 DJ의 최측근 가신이었던 한광옥과 한화갑은 이미 대선 전에 박근혜 지지선언을 하고 새누리당으로 투항, 그 공에 걸맞는 지위와 역할을 차지했다. 정치 9단인 이들은 이미 세의 흐름이 어디로 가는지 감지하고 선수를 친 거다.

 

머, 그 선배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 이유가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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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은 죽기 직전 <노무현의 마지막 인터뷰> 추천사를 통해

 어렵게 얻은 민주주의가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 꿈 같다고 한탄했다.

 그러나 평생 동지인 이 두 사람의 변절은 차마 꿈으로도 꾸지 못했을 거다.

 에라이.


 

그렇게, 먼저 성추행 사건으로 민주당을 떠났던 무소속 우근민 제주지사가 다수의 지지자와 함께 전격적으로 새누리당에 합류한다. 인구가 60만인 제주도에서 17,000명이 한꺼번에 입당했으니 그야말로 대이동이라 할 만한 사건이었다.

 

그런 며칠 후에는, 의사 일정이 완전한 파행으로 치달으며 극한적 대치 국면이 계속되는 동안 느닷없이 민주당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언론에 화기애애한 모습을 드러낸다. 지역 화합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하겠다는 짓이 다름아닌 김대중과 박정희의 생가 방문이다.


요게 마치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려는 제스처처럼 보이지만, 이보시라덜, 김대중은 집권 연장을 위해 부정선거를 하거나 헌법을 바꾸거나 독재나 고문, 사형을 자행한 적이 없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다. 한마디로 누구에게나 영웅시되고 기려질 만한 생을 산 인물이다. 그런 그의 생가를 방문하는 것과 철권 통치로 종신 집권을 획책하다 측근의 총에 사살된 사람의 생가를 방문하는 게 서로 공평하게 맞바꿀 수 있는 일이냐? 게다가 지금은 바로 그 사람을 우상화하고 영웅시하는 세력이 그의 딸과 함께 정권을 잡고 당시의 가치를 동원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려 혈안이 돼 있는 무지막지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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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일견 공평하고도 따듯해 보이는 이 생가 방문 행위의 본질은 향후를 위한 양당 의원들의 포석이자 판 깔기다. 마치 사적인 만남 같지만 이 모임의 주체가 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과 민주당 전남도장위원장이라는 점에서 결코 가벼운 자리일 수 없고, 게다가 스리슬쩍 이름이 들어가 있는 박지원이라는 인물은 별 생각 없이 이런 일을 벌일 사람이 절대 아니다.

 

즉, 정치적 명분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양당 간에 이미 활발한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럼 무엇을 위한 물밑 작업일까.

 

바로 정계개편이다.

 

이제 얼마 안가 지역과 계층, 정치 세력간의 극한 대립을 종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야에서 고루 높아진다. 바깥으로는 여전히 싸우고 있다 한들 영호남의 ‘화합’을 이루려는 뜻있는 의원들의 만남은 점점 잦아지고 참여 인원도 늘어난다. 그들은 이 나라가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대원칙을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거기에 감화되는 국민들도 하나 둘 나타날 거다. 이제 필요한 것은 대승적 관점에서 대립을 접고 무엇이 국민을 위한 일인지 여야할 것 없이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거다. 분열을 종식시키는 새 정치! 그것은 안철수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이런 과정 끝에 결국 새누리당 의원 전원과 민주당 의원 절반 이상이 참여하는 통합 신당의 명분과 틀이 만들어진다.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의 민자당 이후 20여년 만에 이 당에 또 다시 거대 여당의 탄생이다.

 

이 신당은 모름지기 대한민국의 건국 이념인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근간으로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 보수와 (비종북) 진보, 영남과 호남이 만나 이뤄낸 위대한 대통합의 산물로 스스로를 규정하게 된다. 바로 이 땅의 오랜 분열과 난맥상을 풀어나갈 희망의 현현이자 정치 혼란을 종식할 진정한 리더십의 영웅이다. 물론 그 진짜 정체는 초거대화된 여당일 뿐이고 그 귀결로써 철권 통치의 강화, 그리고 방해꾼인 진보적 야권의 증발이 이어지겠지만 말이다. 한편 신당 참여를 거부하거나 거부당한 친노, 민주당 일부, 안철수계, 정의당 등은 따로 모여 꼬마 야당을 형성하지만 현실 정치에서의 힘은 전무에 가까운 상태가 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 방법으로 그들은 개헌의결 정족수인 2/3를 넘어설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 다음 스텝은 뭐냐.


…내각제 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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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무리 거대한 여당을 만들어도 대통령제 하에서는 한계가 있다. 대통령이라는 개인을 선출함으로써 정권의 향방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가 아무리 작은 당에 속해 있어도, 아예 무소속이라 해도 그런 일은 벌어질 수 있고 49%의 지지를 받았던 문재인과 다크호스 안철수는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이러면 기껏 초거대당 만들어 놓고 자칫 야당돼서 여소야대 국회에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래서는 심히 곤란하다. 하지만 내각제 하에서는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내각제를 내세울 수 있는 명분은 많다. 과도기적 제도였던 5년 단임제를 극복한다느니, 대통령 중심제의 권력 집중을 막는다느니, 국민이 주인되는 진정한 의회민주주의를 시도할 때가 됐다 등등. 내각제는 실제로 많은 선진국에서 시행 중이기 때문에 국제 사회가 꼬투리를 잡기도 어렵고, 국민들이 반발하기도 쉽지 않다. 사실 가카와 ㅂㄱㄴ의 예에서 보듯 이 나라에 대통령제의 폐해가 있는 것도 맞고, 5년 단임제가 목숨걸고 수호할 제도가 아닌 것도 맞다. 벌어지고 있는 일의 본질은 그게 아니지만 포장은 얼마든지 가능하단 말씀이다.

 

기존의 여야 주류가 목소리를 함께하는 이런 명분의 제시와 함께, 정부의 모든 부처와 언론, 국정원, 군 등 가능한 모든 조직이 동원된 온오프라인의 프로파간다가 퍼부어진다. 이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국민투표를 통해 내각제를 획득하는 거다. 국민 절반의 참여와 절반의 찬성, 흐름만 잘 만들고 작전 잘 짜면 불가능하지 않다.

 

자, 이렇게 그들은 최루탄 한발 쓰지 않고 불확실했던 다음 대선을 자연스럽게 제거해 버린다. 허나 내각제를 통해 대선을 없앤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원대한 그림을 향한 발판이다. 내각제 하에서 동서 지역 통합을 이룬 초거대 여당이 가지는 절대적 안정성. 이 틀 안에서 그들은 항상 이기고, 총리는 언제나 그 속에서만 배출된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 그들 의원과 총리의 자식들이 다시 의원과 총리가 된다. 바로 일본 자민당 스타일의 영구집권 구조다. 한 때 대권을 논하던 문재인과 안철수는 이제 변방에서 잔소리나 해대는 군소 세력으로 전락한다. 이런 사회에서는 더 이상 노무현 같은 돌발 변수가 나올 가능성도 없다.


하긴 내각제 하에도 대통령은 있다. 권력이 없으니 누가 돼도 상관없지만 그 시점에서 가장 어울리는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ㅂㄱㄴ일 거다. 당선 후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언어 능력이나 농담 센스, 패션 감각 등 의례적인 국가 수반으로 대외적 얼굴 역할을 하기에 이만한 사람이 없다. 정치와 통치는 국회의원들이 알아서 하고 공주님은 이제 진짜 동화 속 공주님처럼 오래오래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면 된다.


이렇게, 수구 기득권세력의 대한민국 접수 마스터플랜은 완성되는 것이다. 그 담에 어떤 세상이 될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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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루비 7개로 목걸이를 해 드릴까 보다



자, 이렇게 어쩌면 일어날지 모를 미래를 사실적인 문체로 엮어 봤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앞으로 우리가 겪을 일은 그냥 선거의 패배 같은 게 아니다. 지금 ‘우리’라고 일컬어지는 존재들이 아예 뭉개져 무화됨은 물론 수십년의 민주주의 역사마저 허공 속으로 사라지는 현상이다. 하긴 그때 쯤이면 지금 이 글을 읽는 열분들 중 일부는 이미 그 체제에 순응하면서 영혼없이 살아가고 있을 거다. 뭐 어떠냐. 내가 못 느끼면 문제도 없는 거지.


하지만 말이다, 혹시 그렇게 되는 게 싫다면 한 가지 방법은 있고 그게 이 글을 쓴 이유다. 이런 가능성에 대해 미리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해 두는 거다. 많은 사람이 미리 의심하고 있다면 저들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한다. 움직인다 하더라도 그 프로파간다의 사탕발림에 속아 넘어가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대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