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좌의 수도권 한나라당 전향에 의한 정치지형 변화론에 대해 오드드루 자하드님이 반론을 펴주셨다. 감사할 따름이다.(리플 달아주신 자하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실 거예요.^^) 다만  자하드님께 따로 반론은 드리지 않겠으니... 본좌의 주장이 가설일 뿐이고 결국 자하드님과 본좌 의견중 누가 옳은가는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 판정될 터다. 그리고 만약 자하드님 의견이 옳은 걸로 증명된다면..... 좋잖아?


다만, 본좌의 의견이 본좌만 갖고 있는게 아니란 점을 밝히기 위해 바이커님의 포스팅을 링크 건다. 띠불, 바이커님이 이렇게 좋은 글 쓰셨는지 진작 알았다면 본좌, 괜히 특별판 쓴다고 고생하지 않았다.


http://sovidence.textcube.com/168


애니웨이, 진도 나가자. 한국 정치의 재밌는 징크스가 있다. 그건 대선 직후 당연히 다음 주자로 꼽힌 사람은 안된다는 징크스다. 노태우가 당선되면서 민정당의 다음 주자가 김영삼이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단언컨대 한명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김영삼이 당선된 직후 그 다음 대통령으로 디제이가 될 거라 생각한 사람 있었을까? 또, 김대중 다음은 당연히 이회창이나 이인제가 될거라했지만... 둘의 오늘을 보시라. 또 노무현이 당선된 직후는 어떤가? 2연패한 한나라당은 풍비박살날 거라 예상했고 다음 주자는 정동영이나 추미애일거라 봤다. (이를 들어 본좌 한급 아래 허본좌는 ‘국민이 바라는 사람은 대통령이 되지 않으므로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참으로 아스트랄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렇다면, 박근혜는 과연 그 징크스를 피해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겠다. 쉽지 않다.


일단, 지난 한나라당 경선 결과를 보자.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708210153


한나라당의 텃밭 대구 및 경북에서 박근혜는 이명박을 압도하고도 서울 호남에서 밀리면서 결국 분루를 삼키고 만다. 대세를 장악한 건 바로 서울.


돌이켜보자. 천막당사와 그 직후 벌어진 총선 선전까지 당에 대한 기여는 물론 한나라당의 본류 TK의 전폭적 지원까지 갖춘 박근혜가 이명박에게 밀릴 거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졌다. 이게 뭘 잘못해서 졌으면 그러려니 하는데 그런 것도 없이 졌다. 그러면, 그 과정이 앞으로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가령 권력기반이 강화된 친이계가 똘똘 뭉쳐 제 2의 수도권 권력을 탄생시키겠다고 작정하면 어떻게 될까?


반론이 나올 것이다. 대항마가 없다고. 그건 만들면 된다. 대중은 필요하면 얼마든지 만든다. 이회창 대항마가 필요하니 이인제에서 노무현, 그리고 정몽준까지 만들었던 것처럼. 거기에 박근혜는 친박연대니 뭐니해서 TK 대표주자로 각인된 터. 당연히 수도권의 한나라당 지지자중 호남출신이나 서울 토박이들은 거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결국 박근혜로선 부족한 2프로를 채워 대세를 굳혀야 한다. 그 2프로는 어디서 나올까?


하나는 수도권의 지지를 높이는 거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박근혜가 은평구 같은 곳에 자기 계파 공천할 힘도 없거니와 만에 하나 시도했다간..... 엄청난 역풍을 각오해야 하고 명분도 없다. 한마디로 피가 피를 부르는 레드오션이다. 그리고 영남을 중심으로 친박연대까지 만든 박근혜에게 수도권 표 확보는... 어느 정도 체념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여기서 잠깐 명박이 표를 얻은 수도권과 호남의 특징을 살펴보자. 쉽게 말해 과거 한나라당의 취약지구였다. 호남은 여전히 취약지구라 치고(투표율도 낮다) 수도권의 특징은? 바로 새로운 지지층이 유입됐다는 거다. 그렇다면 박근혜 입장에선 당연히 ‘새로운 지지층의 확보’라는 블루 오션이 눈에 뜨였을 거다. 간단히 말해 호남을 공략하든지(가능성 낮음), 아니면...... 그렇다. 바로 충청이다. 쉽게 말해 수도권에서 기본 먹고 영남 몰표에 충청 추가하고 덤으로 호남 지지까지 올린다면 게임 셋이 될 수 있다는 야그다.


자...여기까지 썼으면 왜 박근혜가 미디어법이나 세종시 수정을 놓고 이명박과 각을 세우는지 다 이해했을 거라 믿는다. 그러면 앞으로 박근혜는 어떤 길을 걷게 될까? 과연 일각에서 예상하는 것처럼 빅뱅을 불러올까?


본좌는 모른다. 그 답을 지금 구하는건 도마뱀이 어디로 튈 지 예상하는 것과 똑같다. 다만, 박근혜의 이해관계에 기초해서 예측할 수 있는 바...


가능성은 낮다. 왜냐고?


세종시 수정에 대한 박근혜의 반대는 새로운 지지층의 유입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이게 말이 좋아 새로운 지지층의 유입이지, 막상 선거 닥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게 쥐약이다. 쉽게 말해 기존 지지층은 현찰이고 새로운 지지층은 어음이다. 아닌 말로 충청 지역 유권자들이 세종시 떡밥만 먹고 막상 선거에선 자선당이나 민주당 찍는 먹튀를 보일 수도 있다는 거다.


결국, 산토끼를 잡아도 집에 토끼가 남아있어야 유의미하다는 이야기고 그런 점에서 다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여론조사를 살펴보자.


http://www.polinews.co.kr/viewnews.html?PageKey=0101&p=&num=98328


한나라당 지지자의 경우 수정 찬성이 반대를 더블 스코어로 눌렀다. 조옹의 말마따나 집토끼가 나갈 수 있다는 거다. 당장 지지도가 높게 나온 TK조차 한나라당이 깨질 경우 어떤 선택을 할 지 모른다. 지난 대선에 아주 재밌는 통계가 하나 있다.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가 광주는 물론 대구에서도 크게 차이가 났다. 그게 뭘 말하냐? TK의 한나라당 지지자들도 자신들의 한나라당 몰표가 반드시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걸 알만큼 약아졌다는 거다. 그렇다면? 세종시를 둘러싸고 극단적인 대결 양상이 펼쳐질 경우, 더 나아가 빅뱅이 벌어질 경우 언제든 TK도 박근혜에게 등을 돌릴 수 있다. 어떤 점에서 야당 지지자들의 박근혜 지지는 ‘깨져라, 깨져라’ 하는 것이고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안되, 안되.’하고 있는 야그다. 대중은 이렇게 전략적이다.


거기에 앞으로 정국을 전망해보자. 기왕 말 나온 김에 민주당 처지도 살펴보자. 한마디로 x같다. 본좌, 정세균을 뭐 보듯 하지만 솔직히 본좌가 의장이라도 이건 답이 없다. 왜냐고?


무조건 반대외에 잡을 수 있는 다른 카드가 없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정국의 어떤 변수도 되지 못한다. 가령 타협이나 더 나아가 동의할 가능성이 있다면 바로 그 때문에 주목을 받을 텐데 전혀 그럴 수 없으니 아무도 관심을 안갖는다는 이야기다. (만에 하나 타협이나 동의하면 주목은 받겠지만 그 순간 당내 분란과 지지층 이탈로 파탄난다.) 거기에 대응이 늦어지면서 반대의 이니셔티브조차 완전히 박근혜에게 넘어간 터.


여기까지만 보면 박근혜는 그야말로 꽃놀이패를 갖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렇게 세종시를 둘러싼 한나라당의 대립은 봉합될까? 뭐 쉽게 말해 대충 교과부나 과기부등 부처 2-3개 내려보내기만 해도 박근혜로선 남는 장사가 될 수 있겠다. 전국적으론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겠다, 충청권은 그나마 고마와하겠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당의 파탄을 막는 박근혜의 결단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겠다, 좋잖아?


과연 그럴까?


그것도 모린다. - -;;; 이쯤되면 뭐 어떻단 말이냐고 볼 멘 소리할 것 같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모르는 건 모린다.


박근혜의 셈법으론 미디어법처럼 막판에 타협을 시도할 수 있겠으나 명박계가 받아준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에이, 설마 그러겠냐고? 그러고도 남는 집단이 바로 정치권이다. 본좌, 누누히 이야기하지 않았나? 권력 투쟁은 냉혹하다고.


그러면 명박계의 셈법은 어떻길래 빅뱅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냐고?


다음 시간에.


ps - 본좌, 이 시리즈를 시작할 무렵 가장 큰 변수로 염두에 두었던 일이 벌써 구체화되기 시작하는 듯하다. 뭔지 다 알거다. 대한민국 정치, 이렇게 빠르게 핑핑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