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지나가다가 아래 몇 분에서 지역감정에 대한 논쟁을 지켜보다가 몇가지를 말씀드리고 가려고 합니다. 양지해주실 것은 제가 이 사이트에서 이미 발생된 모든 논쟁을 다 살펴보지는 않아서 중언부언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만일 그렇다면 저의 글을 삭제하셔도 무방합니다.

가장 따끈한 논점인 김대중은 영남을 꾸짖지 않은 이유와 친노가 영남을 꾸짖지 않은 이유......가 같다는 것입니다.

그 것은 소위 민주화 세력에 대하여 '영남은 적대시 했지만' '호남은 따뜻하게 감싸앉았기 때문입니다. 동지의 적은 적이라는 정치 속성 상 박정희를 추종하는 영남 민중에게 민주화 세력은 적일 수 밖에 없지만 박정희의 정치적 라이벌이며 이미 홀대를 받고 있는 호남 입장에서는 박정희를 반대하는 민주화 세력은 동지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그러니 김대중과 친노는 영남을 꾸짖을 수 없습니다. 정치적으로 어차피 적이고 아무리 설득해 봐야 땡표 하나 나오지 않을 것이 명확한데 괜히 꾸짖어서 분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친노는 영남 2류 엘리트이라는 한계 이외에 이런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영남에 안착할 수 없고 그러니 그나마 호의적인 호남에 기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은 진보진영이 유독 영남을 꾸짖지 않고 호남만 꾸짖는 상황과 아주 같습니다. 한국 진보의 아이콘 역할을 하는 진중권이 영남에 대하여 딴지를 자주 걸지만 선거 때만 되면 '호남에 집착하여' 호남 네티즌들로부터 '영남패권주의자'라고 비난 받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물론, 제가 논쟁의 전부를 꼼꼼히 챙겨보지는 않은 탓이겠습니다만 글쎄요. 친노의 비극은 그들이 당연히 환영받아야 할 영남 민중을부터 오히려 배척받는 현실이고 그 현실이 결국은 민주화 세력이 뻗어나지 못하고 영호남으로 나누어 호남패권을 다투는 형국이 되버린 것이며 그 형국에서 이명박이 어부지리를 얻는 것입니다.


예전에 저는 노무현의 언행을 분석하면서 '존재가 형용모순'이라는 비판을 했습니다만(나중에 세세를 밝힐 기회가 있을까요? 이제는 정치 이야기는 안하고 싶어서.... ) 노무현의 언행의 잘잘못을 떠나 노무현과 친노의 비극은 자신이 뿌리를 내려야할 땅에서 배척받는 현실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친노 세력이 반한나라당 연정을 주장하는 것은 진보세력의 주장인 '정책 대결'과는 달리 그들의 정치적 생존권을 담보하기 위해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