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허구헌날 노조 혹은 노동계를 쥐어팰 때 언급되는 노동 생산성이라는 지표가 어떻게 계산되며,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서 좀 궁금해 져서 질문을 올립니다.
잠깐 (5분) 인터넷을 뒤져서 알아본 바로는 계산 방법이 여럿 있는것 같던데요. 먼저 단순하게
(노동 생산성) = (GDP, 국민 총 생산량) / (총 취업자수)
요렇게 계산하는 방법이 있는것 같더군요. 즉, 취업자(노동자) 1인이 국민 총생상량에 기여한 정도라는 의미인것 같은데요.
(1) 근데 이 숫자가 낮다고 노동자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몰아세우는 건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국민 총 생산량에 기여하는 요소가 노동 (취업자) 하나만 있는건 아니잖아요. 오히려 기업가나 지도자들이 잘못된 판단이나 투자를 하는 바람에 홀라당 날리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를테면 시장의 포커스는 SUV쪽으로 움직이는데 혼자 소형차에 집중 투자 한다거나... 스마트폰이 대세인데 피처폰에만 몰두한다거나.
거칠게 비유하면 1부리그 최하위팀 골키퍼에게 (팀의 총실점) / (경기수) 를 가지고 실력 없는 키퍼라고 몰아세우는 그런 느낌이 거든요. 아니면 류현진이 한화에서 9승밖에 못했다고, 그저그런 투수라고 몰아 붙인다던가.
(2) 게다가 GDP 의 계산 방법은 (GDP, 국민 총 생산) = (GDI, 국민 총 소득) 이라서
GDP = GDI = (국민들의 총 임금 수입) + (기업의 이윤) + (이자소득) ...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극단적인 두 경우,(a) 모든 국민들이 월급을 아예 안 받고 그 금액이 100% 기업의 이윤으로 돌아가는 경우랑 (b) 모든 기업들이 이윤을 포기하고, 모든 수입을 직원들 (임원포함) 월급을 줘 버리는 경우 .. 양쪽 모두 노동 생산성은 동일하게 계산될 것 같습니다.
즉 직원들의 월급 수준은 (즉 기업의 총 매출에서 얼마만큼 기업이 이윤으로 가져가고, 얼마만큼 월급으로 주어버리는가) 저렇게 계산된 노동 생산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위에서 계산된 (노동 생산성)을 가지고 직원들 월급이 너무 많다고 호통치는건 아주 불합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직원 월급이 0가 되더라도 생산성은 똑 같을테니)
(3) 다르게 계산하는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이를테면 좀 더 미시적으로 봤을 때 공장에서 (판매가 - 재료비) / (총 노동시간) 이렇게 계산하더라고 하더라도 위의 (1), (2)의 지적에서 별로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질문은
(A) 제가 위에서 말한 계산식이 실제로 통계청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 맞는 건지 하는것 입니다.
(B) 만약 그렇다면 제가 지적한 내용들이 맞는건지 하는 것 하고요.
(C) 마지막으로 이 지표 말고 진짜로 노동자들의 숙련도 같은 것을 측정할 수 있는 다른 지표가 있을 까 하는 질문도 있습니다.
제타빔님/
먼저 "허구헌날 노조 혹은 노동계를 쥐어팰 때 언급되는 노동 생산성" 이라고 언급하셨는데, 정말로 그렇게 말하나요? 저는 잘 들어본 적이 없어서 말이지요. 그냥 직관적으로 하는 일에 비해서 월급이 너무 많다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몰아부치기를 하지 않나 합니다만...
(A) 노동생산성이라는 것을 계산하는 것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기본적(이론적)으로는 제타빔님이 언급한 것이 맞습니다. (세부적으로 경우에 따라 비교할 대상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지만.... ) 통계청에서 사용하는 것은 무엇인지 모르겠는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법이 저런 식으로 하는 것이지요.
(B) 제타빔님의 지적이 맞습니다. 류현진이 한화에서 9승밖에 못한 것을 비유로 든 것은 아주 적절한 예입니다.
노동 생산성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또한 자본 생산성이에요. 컴퓨터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하고 연필을 가지고 일하는 노동자는 생산성에서 차이가 나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management나 innovation 또한 같이 영향을 미치고 있지요.
결국 A, B두기업의 노동 생산성을 비교를 제대로 할려면, 자본생산성, management, innovation이 같다는 조건을 가지고 비교해야 정확합니다. 단적인 예로 (제타빔님도 미국에 계셔서 느끼시겠지만) 평균적으로 미국 사람들 얼마나 어수룩합니까. 그런데, 미국과 한국의 노동 생산성을 비교해보면 수치상으로 미국이 훨씬 높습니다. 이게 한국 노동자들이 멍청해서 그렇다는 것만으로 말하면 아주 아상하게 되버리죠. 저 외적인 조건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감안하지 않고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C) 노동자들의 숙련도 같은 것을 측정하는 다른 지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시경제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이게 Industrial Organization에서 다루는 문제라서 제가 말하는 것에 자신은 없다는 전제조건을 말씀드리고, 제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결국 숙련도를 재고 싶다면 위의 (B)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비교를 하기 위해서나 효율성이 얼마인가 알고 싶은 동기에서 나오는 것이잖아요. 그런 목적을 위해서라면 통계적인 방법을 쓸 때 기본적으로 자본, management skill, innovation등등의 팩터들을 제어하고 나서 계산을 해야지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이 아닌 숫자는 결국 무용지물일테니까요.
감사합니다. 역시 저런 문제가 있긴 있었군요.
노동생산성 문제를 들면서, 임금 문제를 들이대는 것은 뭐 이런거죠:
"[글로벌 기업 한국 떠난다] ... 제조업 생산성 악화로 투자 꺼려"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841788
"경직된 노사관계에 멍드는 기업체질...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점도 기업이 근로시간을 줄이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http://www.dailian.co.kr/news/view/411168
제 생각에, 문제중의 하나는 저 "노동 생산성"이라고 하는 말이 꼭 노동자의 숙련도를 측정하는 것 같은 뉘앙스로 들리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비행소년님이 말씀해 주신것 처럼 '노동자의 품질'을 이야기 하고 싶을 때는 다른 팩터들 -- 자본, management, innovation, -- 을 제어하는 통계치를 만들어야 할텐데,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 생산성' == '노동자의 품질' 인양 통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좀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노동 생산성이라는 말이 손가락을 노동자에게 가르키게 만드는 네이밍인것 같거든요.
노동생산성이 낮다 ==> 노동자 놈들 빠져가지고. 빠다를 맞아야 정신 차라지.
차라리 저 수치의 역수를 취해서, (즉 (총노동시간)/(총생산량) ) "노동 의존도"라고 이름을 붙여 버리면 좀 더 중립적으로 정보를 전달 할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노동 의존도가 높다 ==> 아, 공장을 좀 자동화 하고 경영을 효율화 해야 겠구나.
이런식으로 말이지요.
제타빔님/
링크된 글을 읽어보니 이제 좀 구체적으로 보이네요. 이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기 좋은 소재겠군요. 듣는 사람이 말의 정의에 대해서 애매모호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역이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식의 기사는 경제부 기자가 쓰는 것이 아니라, 경제연구소에서 만들어 주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특히나 두번째 기사에서 중간에 노동생산성을 미국, 일보, 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는 부분은 상당히 악의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한국이 게중에 젤 낫습니다. 그런데, 어쨋거나 노동생산성이 전세계에서 제일 높은 나라는 미국이에요. 그런데 왜 미국의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노동생산성이 가장 높은 자기네 나라에다 공장을 지을 것이지, 왜 노동 생산성이 한참 떨어지는 다른 나라들에다 공장을 만든답니까. 아이러니 하지요. 기사 자체가 자가당착에 걸려 있어요.
대기업들은 대한민국의 노동생산성이 낮은 이유를 노동자들의 잘못으로 손가락질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강요하는 만큼 반대로 자본생산성이나 경영효율성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자기들이 손가락질 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후자는 철저히 외면할 뿐~
네 저만해도, 알아보기 전까지는 그리고 비행소년님에게 확인 받기 전까지는 "노동생산성이 낮다"라는 말이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비효율적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사실은 제대로된 언론이 나서서, 권위자들의 입을 빌어서, 이런식의 용어사용에 대해 태클을 걸어줘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악의적으로 기업들 입맛에 맞는 내용을 (교묘하게 왜곡해서) 제공하는 일부 경제 연구소들이나 그걸 받아쓰는 보수 언론들. 그리고 거기에 제대로 대응 안하는 (못하는) 다른 언론들이 함께 만들어낸 문제인것 같습니다.
노동생산성에 관한 통계청 링크입니다. 명시된 일부 내용도 붙여넣기 했습니다.
http://www.index.go.kr/egams/stts/jsp/potal/stts/PO_STTS_IdxMain.jsp?idx_cd=2716
OECD 국가들을 자국 기준이 아닌 동일한 기준으로 노동생산성을 측정한 자료링크입니다.
http://www.kpc.or.kr/apo/state_prod2.asp?c_menu=3_2&s_menu=3_2_6
노동생산성은 일정기간 생산에 투입된 노동(근로시간, 근로자수)에 대한 산출물의 비율로서, 총체적인 산출물을 단일한 노동투입의 관점에서 환산한 결과이다. 노동생산성의 향상은 노동투입만의 결과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본, 노동, 기술, 경영능력 등 총체적인 요소투입에 의해 나타난 결과이다. 노동생산성은 측정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상대요소가격의 변화나 요소간 대체성의 변화에 따른 생산과정의 능률향상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 물적 노동생산성 : 종업원의 숙련도나 조업도, 또는 생산기술의 변화나 설비의 고도화 등에 의해서 크게 영향을 받으며, 생산과정에 있어서 생산효율의 향상정도, 기술수준의 변화 등 주로 기술적 효율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이용
- 부가가치 노동생산성 : 경제적 효율성, 임금결정/성과배분, 국제경쟁력 비교 등의 중요한 지표로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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