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나 정치 사이트에 글을 쓰는 사람들 혹은 정치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보다 보면 간혹가다 안타까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1) 망상류


먼저 다음과 같은 조금 과도한 망상에 빠지는 류의 사람들입니다.


  '내가 혹시 논객으로 유명해져서 위명을 떨치게 되면, 정치권에서 나를 주목하고 혹시라도 나를 스카웃 해 가지 않을까? (그럼 나는 팔자 피는겨?)' 


이분들은 이런 생각으로 정치 사이트 활동에 필요 이상으로 매진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은 글을 쓰는 사람들은 글에서 티가 좀 납니다. 본인의 정치적 식견을 필요 이상으로 과시하거나, 정치권에 보내는 "메시지"를  보내는 식으로 글을 쓴다던가, 자기의 훈수를 꼭 들으라고 한다던가 뭐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 분들을 볼때 마다 조금 안타깝습니다. 사실 진중권이 데뷔하던 90년대에는 그정도 기회가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노사모 활동 하나로 참여정부때 인생 대박 터뜨린 몇몇 분들이 롤 모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낭인들이 드글거리는 지금 시점에서, 이미 그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그 패스에서 현재 최대치가 변희재씨 정도일테고, 사실은 그 아래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분 정도 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입니다. 



(2)  비장류


정반대이지만 마찬가지로 안타까운 분들은, 게시판이나 트위터에 정치 글올리는게 아주 대단한 애국 행위이며 비장한 각오로 "악"과 사투를 벌이는 신성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진지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을 보면 깨시 계열이건 박빠 계열이건... 심지어 안빠나 닝구 계열이건 다 안타깝긴 마찬가지입니다. 


군사독재가 종식되고,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립되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건 아니라는 건 명확합니다. 그렇지만 이제 남아 있는 문제들은 단순한 선-악 구도로 풀기에는 너무나도 복잡한 문제들 뿐입니다.


이런 문제들은 구조적인 것들이고, 여러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들이며, 각자가 다 할말이 있는 문제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쪽은 악이다. 무찌르자." 이런 식의 비장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전혀 안됩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지금 당장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고 문재인씨나 혹은 심지어 안철수 씨가 대통령이 되면 사회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고, 지상낙원이 찾아올까요? 아닙니다. 여전히 정부는 돌아가고, 고통받는 사람들은 존재하고, 갈등은 이어집니다. 정부 성향이 달라지면서 어떤 문제들이 다른 문제들로 치환되고, 해결 방법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뿐입니다. 그 작은 차이를 만들어 내기 위한 싸움이 그렇게 힘든 것입니다.


정치 문제는 길게 가는 싸움입니다. 다른 모든 나라 어느 나라에서건 정치적 이슈와 다툼이 없는 나라가 없습니다. 민주주의 역사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긴 나라들도 다 마찬가지 입니다. 수백년 동안 그랬습니다. 그렇다면 무슨 헐리웃 액션 영화에서 처럼 주어진 러닝타임 2시간 30분안에 (3부작일 경우 7시간 30분) 악을 때려잡기 위해 힘을 결집하자는 류의 접근 보다는, 차근차근 이슈 하나하나씩 세심하게 여론을 만들어 가는게 중요한게 아닐까요?



두 부류의 사람들에게 공히 느끼는 안타까움은 정치와 일상의 분리가 잘 안된다는 점입니다. 정치가 국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 정치에 기본적인 관심을 가지고 정치인들이 삽질하는 걸 감시할 의무와 권리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일상이 따로 있습니다. 사실은 국민들이 일상을 따로 가질 수 있도록 정치인들을 통해 대의 민주주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정치에 관심을 가지되, 본인의 일상과 정치에 관한 관심을 철저히 분리하는 것이 저런 분들에게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