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어느 분이 과연 노빠의 개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셨다. 나도 노빠의 내포와 외연을 딱 부러지게 정의할 자신은 없다. 다만 내가 노빠를 싫어하고 반대하며 절대 그들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를 한번 생각해봤다. 그 이유를 적어보면 아마 어떤 무리들이 노빠들인지, 왜 나같은 사람들이 노빠들을 싫어하고 증오하는지, 왜 노빠들을 결사 반대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는지, 왜 새누리 반대에 앞서 노빠 척결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의 일단은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첫째, 노빠들은 김대중과 노무현 중에서 노무현이 훨씬 더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노골적으로 '김대중 싫어, 노무현 좋아'라고 옹알이짓을 하지는 않는다(그들 대부분이 육체적 연령상 성인이고 또 대부분 평균 이상의 가방끈 길이를 갖고 있다).

다만 세련되고 깨어있는 시민답게 '내 마음속 유일한 대통령, 그만한 대통령이 없지 않나요? 그 분(촌스럽게 누구라고 이름을 명쾌히 표현하지는 않는 게 또 이분들만의 독특한 센스^^)만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등등'의 표현을 즐긴다. 민주화에 끼친 공로나 집권 이후의 업적, 본인이나 가족 또는 지지자들이 당한 고통이란 점에서 김대중과 노무현을 비교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아무튼 김대중은 타락한 구태정치, 호남 토호의 상징일 뿐이고 천하 없는 이유를 대도 감히 노무현과 비교할 깜은 되지 않는다.

왜 노무현처럼 실패한 대통령에다 현재까지도 민주진영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허접한 대통령을 소재로 해서는 거창한 영화씩이나 만들면서 김대중에 대해서는 흔해빠진 다큐멘타리 하나 나오기 힘든지에 대해서도 입 싹 씻고 외면한다.

물론 이들 가운데 세련된 일부 무리들은 김대중을 노무현과 엮으려는 노력을 가끔씩 잊지는 않는다. 노무현을 쉴드칠 수 있는 명분 대부분이 바로 김대중의 업적에 슬쩍 끼워넣기를 해야만 간신히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김대중이란 '고생은 같이 하지만 절대 영광은 함께 누릴 수 없는 존재'이다. 

심지어 이들은 김영삼과 김대중과의 비교에서도 김영삼이 더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실시 등이 이들의 단골 레파토리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보면 결국 'IMF도 김대중이 김영삼의 국정 운영을 방해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다만, 이들은 세련되고 깨어있는 시민답게 김대중 대비 김영삼 우위론을 주장할 경우에는 때와 장소를 예민하게 따지는 경향이 있다.

둘째, 이들은 무조건 대통령은 영남 출신이어야 하고 호남 출신이 대통령이 되거나 정권을 잡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대목에서 이들의 독특한 말버릇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호남 출신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는 가장 큰 이유로 '호남 출신은 대통령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든다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를 등치시키는 이 희한한 논리구조를 1987년 이래 온갖 다양한 변종을 만들면서까지 유지한다. 그러면서도 그 논리구조가 전형적인 사기꾼의 그것이라는 사실을 결코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막장논리를 가장 솔직하게 세련된 형식으로 그러나 또 가장 막되먹은 방식으로 줄기차게 표현한 인간이 바로 유시민이다. 2007년 대선에서 김대중 필패론을 시작으로(물론 김대중에 대한 증오는 그 이전부터 수시로 드러내왔다) 기회 있을 때마다 김대중 비토론을 펼쳐왔다. 그 이유를 여러가지로 포장하지만 내용은 항상 똑같다. 호남 출신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없고, 그래서 대통령 후보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정치 쓰레기가 구사해온 언어에서 그 내심이 잘 드러난다. '우리가 당선은 시킬 수 없어도 낙선은 시킬 수 있다'는 이 자의 유명한 언설은 상대적인 소수자의 위치에서 끔찍한 소외와 왕따를 어떻게든 극복하려는 호남 출신들과 호남 정치인들에 대해 인간이 생각해낼 수 있는 가장 저열한 협박이다.

이런 호남 비토론은 문재인 무리들이 민주당을 말아쳐먹은 뒤로 당의 공식적인 조직원리로 확정됐다. 호남과 영남의 당원 투표에 무려 1대20의 비율로 가중치를 적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무리들이 마치 직접민주주의의 소중한 원칙처럼 강조하는 모바일 투표 역시 김대중 지지자와 민주당의 근간을 이뤄왔던 호남 출신들의 의사결정권을 축소 약화시키려는 계획에 불과하다.

지금 민주당 무리들의 정치사상적 철학적 조직적 기반은 바로 유시민의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 노빠의 속살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바로 유시민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노빠들의 정체에 비로소 다가갈 수 있다.

셋째, 노빠 무리들은 근본적으로 파렴치하다. 나는 노빠 무리들의 속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사건을 두 가지라고 본다. 하나는 노무현이 집권 후 민주당을 탈당하고 열우당을 창당하면서 자신의 대선자금으로 생긴 빚 40억여원을 잔류민주당에 그대로 떠넘겼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얼마 전 유시민이 참여당 활동을 위해 모든 펀드 8억여원을 통합진보당에 떠넘긴 것이다.

두 사건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사건이다. 정치적인 선후배끼리 이렇게 판박이 붕어빵 데자뷰를 보여주는 사례도 아마 대한민국 역사상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쉽게 생겨나기 어려울 것이다. 노무현이 유시민에 대해서 생전에 뭐라고 점잖은 척 야부리를 깠다 해도 사실 노무현의 유일한 정치적 적자는 바로 유시민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 두 사건의 동질성이 변명의 여지가 없이 웅변한다. 노무현, 니는 가장 니다운 유산을 남겼다. 바로 유시민이라는 정치 쓰레기가 그것이다.

정치인의 정치적 공과는 그 정치적 행보에 의해서,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가 입안하고 도입해 시행한 정책의 성과에 의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그 정치인의 인간적 품성은 비교적 사소한 사건에서 보다 적나라한 진면목을 드러내곤 한다. 거창한 정치적 명분보다 자신의 개인적 이해관계에 얼마나 정정당당하게, 보편적인 윤리기준을 기반으로 대처했는가 하는 것이 그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선거빚, 정치자금 빚을 다른 사람도 아닌 한때 자신의 정치적 동지였고 자신의 정치적 성공을 위해 기여한 인물과 세력들, 그리고 이제 서로 등을 돌린 그들에게 넘긴다는 것은 이 정치인들이 아무리 거창한 명분과 정치적 성과를 내세운다 해도 결국 그들이 철저한 인간 쓰레기였다는 사실을 명백히 증거할 수밖에 없다. 정치 쓰레기이기 이전에 그들은 완벽한 인간 쓰레기였던 것이다.

우선 세 가지만 들어봤다. 내가 노빠들을 싫어하는 이유, 내가 노빠라고 생각하는 무리들의 특징을. 노빠들의 정체성이 궁금한 분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왜 노빠라고 부르는지, 왜 새누리당을 반대하는 상당수 사람들이 노빠들을 격렬하게 증오하는지 의아한 분들은 이 기준으로 자신을 돌아보시면 좋겠다. 만일 이 기준에 적용되지 않는데도 노빠라고 불리는 분들은 아마 두 가지 중 하나를 오해하고 계실 가능성이 크다. 자신을 오해하고 있거나 아니면 혹은 노무현을 오해하고 있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