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있어도 '덜덜'..쪽방촌의 혹독한 겨울

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31225210906729

어느 분의 댓글:
드림보이님 다른댓글보기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다.

주변에서 계속 너는 비참하다, 참 안됐다, 라고 할 수록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감을 느끼게 된다.

괜시리 그럭저럭 잘 적응하고 사는 사람을 부추겨서 삶을 망치지 마라.

끝까지 책임질 자신 없으면 제 잘난 맛에 관여하지 말라는 말이다.

어릴 적, 연탄불도 못때 외투입고 자면서도 불만 없었고,

연탄불 때면서 행복하게 취침했었고,

기름보일러 때며 좀 편해져서 좋았고,

가스보일러 때며 지금은 온도 좀 낮춰 난방비 아끼자는 생각한다.

주변에서 부치기지만 않으면 정작 본인은 차이가 별로 없다는 말이다.



달린 댓글들을 주욱 훑어보면 얼추 세상 풍경이 나온다. 내가 드림보이 님 댓글에 추천을 누른 것은 다른 댓글들이 잘못되었고 드림보이 님 말이 죄다 옳다는 뜻이 아니다. 상대적 박탈감, 비교 그것이 우리 평민한 민초들 삶에서 외려 불행의 근원에 가깝지 않냐는 생각이 들어서 추천을 했다

나는 여름엔 거의 선풍기 돌리고 살던 아파트나 전세집이 바람이 잘 드는 곳이면 어쩌다 선풍기 돌리고 여름을 났다. 올해는 200에 25만원짜리 원룸에서 살고 있는데 난생 처음 에어컨이라는 걸 틀어봤다. 딱 사흘 :) 에어컨이 워낙 구식이라 잘 작동하지도 않고 전기요금 무서워 선풍기 하나로 버텼다. 일 나갈 때도 많고 하니 피곤해 나자빠지면 그래도 두세 시간 선잠 들었다가 잠이 깨면 엎치락뒤치락하며 새벽까지 보냈다. 전기요금이 7-9월 사이 2만원에서 -2만 9천원을 넘지 않았다. 컴퓨터, 선풍기 빼면 뭐 그닥. 작은 냉장고 하나, 가끔 돌리는 세탁기, 혼자 있을 적엔 TV도 거의 보지 않는 편이었고. 물론 올 여름 더워서 무척 짜증나고 힘들었다 :) 어쩌다 에어컨 한 번 틀면 천국에 온 기분이드라.

이제 겨울인데 이번 달까지 가스요금은 최고가 2만 3천원. 4개월여 같이 사는 식객이 요리를 좋아해서 취사용 가스비가 쬐끔 더 나가는 편. 난방 보일러는 12월 17일 즈음에 처음으로 틀었다. 그 전에는 11월말부터 샤워하느라 가끔 급탕 정도만. 난방비가 좀 나오긴 할텐데 12월 26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보일러 튼다고 생각하면 얼추 한 달에 6-7만원 잡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27평 아파트에 있을 때는 12-3월에 얼추 8-10만원 정도. 그런데 보일러가 맹탕이라 그다지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드랬다. 틀어도 나중에는 좀 추웠다. 외풍도 심하고.

겨울 한철 월 난방비를 10만원 전후로 잡아 겨울을 나면 크게 볼 때 과다지출은 아니라고 본다. 구형 귀뚜라미 가스 보일러인데 시간 조절 방식으로 돌아간다. 온도로는 조절을 못한다. 그래 8시간에 한번 20-30분 돌아간다. 하루 네 번.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 정도면 방안에 찬 기운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난방 온도를 높이면 가스비가 더 들겠지만 온도눈금에서 한 1/3 정도 지점에 놓고 틀면 그럭저럭 괜찮아 보인다.

나는 겨울철 난방의 핵을 뜨끈뜨근해서 등 지지고 자다가 더워서 더 벗어부치고 팬티 바람으로 뒤척이는 데서 찾지 앟는다. 방에 들어왔을 때 외풍 느껴지지 않고 방에 찬 기운이 없는 상태. 아침에 일어나 샤워하거나 머리 감으려 쬐그만 욕실 문을 열었을 때 찬 기운 심하게 느껴지지 않는 상태. 온수를 틀었을 때 한 7-8초 안에 따뜻한 물은 아닐지라도 미지근한 물이 나와주는 것. 저 정도로 나오려면 매일 일정시간 난방수를 덮여놓아야 하니까 8시간에 한번 정도 보일러 돌아가게 해두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팬티 바람에 돌아다니며 베란다 너머로 한 겨울 밤 풍경을 구경하는 호사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샤워실 들어가 온수를 틀면 곧바로 뜨거운 물이 나오는 호사도 바라지 않고. 하긴 뭐 재산이 있으면 그리 호사 누려도 뭐라 않는다. 겨울에 팬티 벗고 곧바로 샤워실 들어가 샤워하는 거 참 좋겠지 뭐. 뭔가 막힘 없이 부드럽고 따뜻하게 자기 인생이 돌아가는 것 같고. 몸도 굳지 않고. 차가운 물의 고통을 떠올리지 않아도 좋고.

하지만 내 알기로 어지간한 알뜰한 서민들 나보다 아끼며 살 게다. 아침이면 차가운(이건 고통이 맞다) 한기를 느끼며 세수를 하고. 부러 보일러 안 트는 사람들도 있다. 스스로를 단련하려고. 나도 한 2년 겨울이면 냉수로 샤워했다. 죽긴 죽겠드라. 적응이 되니까 나름 쾌감도 있었지만. 물론 나는 단련하려 한 게 아니고 보일러 값 아끼려고 그랬다 :)

물론 서민들 중에도 하루하루 생계 걱정하면서도 보일러 에이컨 팡팡 트는 분들 있다. 여기 원룸촌 역시 장난 아니다. 그러다 보니 9월 그리고 겨울철이면 적어도 20만원 가까이씩 연체되어 끊기고 그러는 분들도 적지 않게 있다.

나는 내가 적용한 겨울철 난방 방식과 비용(적어도 집 전체에서 고통으로 느낄 수준의 한기는 없애놓은 상태)이 복지국가에서 최저 복지비용에 해당한다고 본다. 따뜻할 필요는 없으나 고통스러운 냉기만큼은 느끼지 않으며 겨울을 날 수 있는 수준. 복지정책을 펼치는 이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그렇다면 최소 7-10만원씩 겨울철 난방비를 지급하도록 하자. 이렇게 나온다면 대략 난감하다. 나는 6-7만원 난방비를 내 손으로 낼 수 있고  또 돈을 들여 외풍을 넉넉히 차단해 두었지만 저 풍경 속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나는 정히 추우면 보일러 마구 때도 된다. 10만원 넘게 나오면 아이구 다음 달엔 1-2만원 줄여봐야지 잠시 생각해 보는 정도.

솔고 전기매트도 있는데 이거 26만원짜리 꽤 괜찮은 거다 내 생각엔. 8시간 지나면 자동으로 30분 꺼진다. 전기효율 역시 좋다. 많이 써도 나머지 전기기구 합하여 전기요금 3만원 넘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서민들은 전기매트 쓰면서 요금 때문에 걱정한다. 전기효율 좋은 매트는 비싸거든. 싼 매트 썼다가 전기요금 폭탄 맞는 서민들, 특히 노인들 많다. 나중엔 아예 매트 쓰지 않는다.

하지만 저 풍경 속 사람들은 일단 마음이 춥다. 리모델링해서 외풍을 막을 자산도 여유도 없다. 그럴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자원 자체가 없어서 엄두를 내지 못한다. 식비나 생활비 등등에서 단순히 식비 월 30-40만원 이렇게 계량해서 지급한다고 해서 그게 고스란히 식비로 쓰이는 것도 아니다. 그걸 고스란히 식비로 쓸 수 있는 조건이 되어야만 그 복지가 의미가 있다. 겉으로 계량화되지도, 비용으로 계산되지도 않는 그 부분이 복지의 사각지대이다.

나는 내 정도면 평범한 서민이라고 본다. 분명히 서민인데 중산층처럼 쓰고 행동하는 서민들 보고 있노라면 깝깝하다. 다 빚이드라. 좋다는 음식점 가봐야 맛 그저 그렇드라. 제대로 된 음식은 별로 없다. 비싸봐야. 거시기 오는 철마다 한 번씩 가족들 한정식 같은 거 한번씩 나들이 가서 먹고 쉬다 오고 그 정도면 괜찮지 않은가.

뭔가 넘치긴 넘치는데 제대로 된 물건은 별로 없다. 살펴봤더니 그들은 나보다 비싼 음식, 옷, 집 그런 거 누린다는데서 쾌감을, 우월감을 느끼드라 OTL. 뭔가 베풀기도 한다. 주로 비싼 음식을 사는데 그건 전략이다. 그렇게 해서 사람을 부리는 것이다. 나는 그런 시공에서 좀 예외라 그들이 기피하는 편이다. 나는 그렇게 세 과시하면 '이 병신 이거 지금 병신 인증하는 거임' 이렇게 온몸에 숨겨놓은 문신을 드러내보인다. 고통스러운갑드라. 돈 엄청 들여 밟으려 들었는데 비장의 무기가 먹히지 않으면. 씨바 그 새끼들이 옆에 힘든 사람들 식비라도 한번 보태주고 공과금이라도 한번 내주면 내가 몸 바쳐 모시겠다만. 그네들이 그렇게 돈 쓰는 건 여즉 많이 보질 못했다.

나는 아직도 베푸는 것보다는 나누는 것이 높은 수준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