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을 쓰고나니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오히려 가장 중요한 주제임을 깨달았다. 그건 바로......

수도권의 한나라당 전향(?)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일단 전제 하나 달겠다. 내가 무슨 사회과학 전문가도 아니니 아래의 글은 모두 가설이란 점이다. 가설은 가설이되... 본좌(필자나 본인보다 편해서 쓴다. 이해하시라. 이해못하는 분은 어쩔 수 없다. 본좌는 본좌니까.^^)의 수십년 서울 거주 경험(강북에서 오래, 강남에서 짧게)이 담겼으니 아주 틀리진 않을 게다. 아, 그리고 다양한 의견 환영한다. 왜냐. 이 거...앞으로 한국 정치 지형을 바꿀 중요한 키워드니까.

일단 이 문제에 대한 자하드님의 짧은 견해가 있었다. 그건 바로 부동산 급등 기대 심리가 깔려있다는 거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듯 하다. 뭐 총선 직후엔 뉴타운에 미쳤다는 식의 비난이 쏟아지지 않았나.

그런데 말이다. 본좌는 그렇게 단순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솔직히 말해 대중을 그런 식으로 파악하는건 허무주의에 다름 아니라고 본다. 왜냐? 대중이 그러하다면 앞으로 개혁 진영은 다시 수도권 표를 얻을 전망이 없거든.)

물론 총선엔 뉴타운 기대 심리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렇지만 수도권의 전향을 뉴타운 만으로 한정하는건 그외의 다른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다.

뉴타운이 들어서면 오히려 손해볼 것 같은 강남은 가히 똘똘 뭉쳐 한나라당을 지지한다. 이건 그렇다고 치자.
뉴타운이 들어서지 않을 지역에서도 한나라당 지지가 증가했다. 이것도 그렇다고 치자.
뉴타운이 들어서도 볼 이익이 없거나 오히려 손해볼 세입자들(서울시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다)은 민주당으로 몰려오지 않았다. 오히려 한나라당 지지가 늘었을 뿐.
뉴타운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계속 풍기고 있는 오세훈의 지지도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결론은? 본좌 생각에 이건 근본적인 전향을 의미하는 거다. 왜? 본좌가 생각하는 수도권 한나라당 전향의 배경은 이러하다.

1. 수도권의 자산 계급화
수도권은 대한민국 축소판이다. 정확히 말해 한국 사회 변화를 핵심적으로 반영하는 곳이다. 당장 1억 이상 연봉자 수를 보자. 수도권에 밀집해있다. 비정규직도 보자. 역시 수도권에 밀집해있다. 전국적으로 보자. 그래도 수도권이 잘산다. 수도권에 사는 세입자의 전세금이 지방 거주민 집값보다 비싼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더 중요한 것은 계층 고착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거다. 이거 아주 중요하다. 계층 고착화되면 하층은 진보적이 될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꼭 그렇진 않다. 왜냐면 사람들은 안정을 바라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2. 수도권 거주민의 정체성 변화
이주민 1세대는 허구헌날 고향 타령한다. 선산이 마음의 뿌리다. 2세대만 되도 이야기가 달라진다. 슬슬 바쁘다는 핑계로 선산 내려가지 않
는 후레자식이 증가한다. 3세대가 되면?

아래 만화처럼 된다.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20853&no=390&weekday=fri

이건 하다못해 지역감정이란 측면에서도 그렇다. 가령 본좌 일가 친척 대부분이 경상도 이주민 1세대다. 이 분들 모이면 허구헌날 전라도와 디제이 욕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2세대인 본좌 세대가 크면서 사정이 쬐끔 달라졌다. 왜냐고? 전라도 출신 며느리와 사위가 가족 모임에 진입했거든.^^ 어쩔 수 없이 말조심하게 된다. 그러면 3세대인 내 자식들은? 모르긴 몰라도 위의 만화처럼 될거다.......아.......솔직히 말해 2세대인 본좌부터 그렇다. (지방민들, 미안함다. 그래도 본성이 그런 걸 어쩌라고?) 이렇게 자신을 서울 출신으로 내세우는 세대가 증가했다. 이들은 전라도 사투리든, 경상도 사투리든 다 촌스럽게 본다. (혹은 재밌게 본다) 예전 참여정부 시절 오마이에 재밌는 기사가 실렸다. 어느 학원 강사가 원생의 심한 경상도 사투리를 듣고 무심결에 웃었다. 그런데 그 원생이 발끈한거다. 그래서 자긴 다만 재밌고 독특해서 웃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그 원생은 오해를 거두지 않더라는 거다. 이거...상당히 의미심장한 이야기다. 1. 문화적으로 수도권의 지배력이 자존심 강한 경상도 인들에게 컴플렉스가 될 만큼 강화됐고 2. 어찌됐든 개혁정부 10년 동안 경상도인들의 자존심은 큰 상처를 입었다는 걸 보여준다. 그러면 지금은? 글쎄요.

3. 수도 이전 논란 이후의 발생한 공백
물론 1,2 만으로 수도권 정치 성향이 바뀌지 않는다. 그건 배경일 뿐이다. 문제는 계기고 대응이다. 여기서 참여 정부의 수도이전 논란은 바로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난 수도이전을 수도권 사람들이 무조건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다. 물론 부정적인 기류가 많았지만 그 자체만으론 설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논란에 대한 대응에서 참여정부는 완전히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노무현이 처음 행정부처 이전을 내걸었을 때 수도권 여론이 어땠는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럴 수도 있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그런데 농담처럼 '나쁜건 다 내려보냅시다'가 터져나오면서 급격도로 악화된다. 수도이전과 같은 중대한 문제를 정치적 득실에 따라 졸속으로 추진한다는 인식이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거다. 그리고 부랴부랴 본뜻이 와전됐네 어떻네하며 해명하기에 바빴다. 대선 와중에 정신도 없었고 이후 단일화로 떡밥이 넘어가면서 묻혔지만 그 불씨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불씨는 다시 활활 타오르게 된다.

물론 여기엔 집값이 하락할 지 모른다는 공포가 깔려있다. 문제는 참여정부의 이후 행보가 그 공포를 완화시키는 쪽이 아니라 오히려 부채질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는 거다.  그 모든 걸 조중동 핑계 대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오도하는 거다. 가령 본좌가 묻겠다. 참여정부에서 내놓은 수도 이전 이후의 수도권 개발안에 대해 떠오르는게 있으면 말해주기 바란다. 놀랍게도 없을 것이다. 막연하게야 있다. 슬림화 한다, 적절한 인구 밀도를 유지한다, 난개발을 막는다...... 그런 좋고 좋은 번드르르한 말에 '오옷, 오케바리'할 만큼 대중이 만만한 것 같은가? 쉽게 말해 수도이전 논란을 지켜보는 서울 시민들의 심리엔 '수도 이전도 졸속인데 이전 이후 수도권 개발은 얼마나 졸속이랴' 했던 것이고 이후 참여정부는 딱 그 예상만큼 움직였다는 이야기다.

반면 한나라당은? 청계천, 녹지축, 서울 디자인, 중앙 차로제...많고도 많다. 여기에 대한 개혁진영의 대응은? '저거 다 후지대요.'밖에 없었다. 일찌기 頭患옹조차 교시하셨다. "햇볕 정책이 싫으면 달빛 정책이라도 내놔야할 거 아니냐."

거기에 참여정부 내내 벌어졌던 논란을 떠올려보시라. '용은 낙동강에서 난다'를 비롯한 지역주의 타령 일색. 난닝구 빽빠지 논란. 자...여기까지 지켜 본 서울 시민들이 어땠을 것 같은가? 딱 한마디로 요약된다.

"서울은 쟤들에게 아웃 오브 안중인가봐. 그러면 우리도 공평하게 아웃 오브 안중하지 뭐."


4. 수도권을 치고 들어온 한나라당의 정치력
참여정부 초기 한나라당 내에서 호남 접근 정책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그때 지인이 본좌에게 의견을 묻길래 이렇게 답했다. "그거 호남엔 효과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수도권이 움직이지 않을걸요?" 후에 듣기로 한나라당 내에서도 본좌와 비슷하게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자.....이게 뭘 뜻하냐? 지금 한나라당의 수도권 정치 세력(편의상 이들을 중도파라 하자)에 대해 우린 대단히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거다. 가령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 벽보를 보던 본좌는 경악했으니...한나라당 강남지부당이 내세운 구의원인가, 시의원인가의 본적이 호남이었던 거다. 그때 진짜로 본좌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속으론 'x되따'했다) 그리고 떠올려 보기 바란다. 지난 정부 한나라당에서 지역감정조장 발언이 있었는지. 놀랍게도 없다. 반면 열우당과 참여정부내에서 지역주의가지고 싸운 적은 얼마나 많았는지 떠올려보라. 그리고 수도권 사람들에게 어느 정치 세력이 더 세련되게 보일지 판단해보라.

쉽게 말해 한나라당의 중도파는 수도권의 트렌드를 타고 있다는 거다. 아직까지도 본좌 말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지금 수도권의 대표적 정치인들을 떠올려 보라. 원희룡, 오세훈, 정두언, 이재오,김문수.....추미애. 박영선. 또 누가 있지? 5:2로 밀린다. 그나마 추미애는 상처 투성이이고 박영선은 정치인으로서의 인지도가 낮다. 국민회의 시절부터 국민의 정부까지 수도권의 민주당 스타의원을 기억하는 본좌에겐 안습벽해의 상황이다. (호남 출신도 아닌 본좌가 분당에 이를 드륵드륵 가는 이유가 있다.)

그리하여...지난 대선 한나라당 경선장으로 돌아가보자. 그때 영남은 박근혜를 밀었다. 수도권은? 이명박에게 베팅했고 이겼다. 한나라당이 영남 지지자와 다른 선택을 한 최초의 순간이며 그때까지 영호남 지역주의에 묻혀있던 수도권의 지역 감정(좋게 말해 정체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이제 결론을 이야기하겠다. 지금 한나라당의 수도권 우위는, 과도한 부분은 일정정도 교정을 겪겠지만, 추세로 굳혀졌으며 이는 한동안 한국 사회 정치를 규정한다는 거다. 그리고 이는 너무나 당연히 지금 세종 대전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추세에 대한 명박과 근혜, 그리고 민주당의 이해관계는 어떠한가.

잠시 전하는 말씀 듣고 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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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밤 청량리가 출격합니다.
http://opencalendar.naver.com/index.nhn?cidList=0500
캡틴 형아, 오늘은 형아가 몸이 아파 쉬거나 10초뒤 퇴장 당하기만 바랄께.^^

2. 위대한 카탈루냐의 지역주의와 그 지역주의에 편승한 요한 크루이프의 멋진 일화를 느껴보시길.
http://www.ddanzi.com/news/9040.html
(갠적으로 딴지는 '2mb는 2mb라 하는 짓도 틀림없이 2mb'류의 정치 글보다 스포츠나 전쟁사에 더 경쟁력이 있다는.)

ps 
역시 떡밥으론 유시민과 지역주의가 최고여. 공들여 썼건만 세종대전 반응 썰렁하구만.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