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쓴 시간: 06년 2월 2 18시 59분 25 ~ 06년 2월 2 22시 17분 41

 

(84번가의 연인 / 앤소니홉킨스 외 주연 / xxxx 제작)

 

 

 

 

 

 

 

나는 행복하다. 마냥 행복하다. 그냥 책만 읽고 있어도 행복하다. 책 읽는 사람만 보아도 흐뭇하다. 웃음이 절로 난다.

 

나는 수원 성대역에서 청담동까지 출.퇴근길에 늘 책을 본다. 거의 예외가 없다. 동행이 있어 이야기를 해야만 할 때가 아니면 말이다. 전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여러 사람들의 행동을 잘 지켜볼 수 있다. 피곤해서인지 눈을 감고 있는 사람들, 핸드폰을 들여다 보면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 신문을 보는 사람들, 그냥 멀뚱멀뚱 앉아 있는 사람들, 그리고 책을 보는 사람들, 참 천태만상이다.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들, 뜨개질을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책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으레 한번 더 쳐다본다. 가까이에 있다면 무슨 책을 그리 열심히 보고 있는가 흘낏 쳐다보기도 한다. 솔직하게 얘기하면, 말이라도 걸면서 친하게 굴고 싶다.

 

작년에는 한 달에 거의 10권씩의 책을 읽은 것 같다. 정확하게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100권이 넘는 책을 읽었을 것이다. 또 구입한 책은 300권 정도 되지 싶다. 새 책을 한 100여권 구입했을 것이고, 헌책은 200여권 정도 구입했을까? 안 그래도 작은 집인데 책상 위에도, 쌀통 양 옆에도, 식탁 위에도, 책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원래 책이 많이 있던 서재에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책이 켜켜이 쌓여 있다. 헌책을 자꾸 사들이자 아내는 방 내려 앉을까 무섭다고 걱정을 한다.

 

작년 한 해는 참 헌책을 많이 사러 다녔다. 강남에서부터 강북에 걸쳐 여기저기에 자리잡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 헌책 코너를 수시로 찾았다. 또 금정역, 신도림역, 영등포역, 대방역, 노량진역, 용산역, 범계역, 평촌역, 이수역, 등 전철역 내에 자리잡고 있는 헌책방에는 지나칠 때마다 들렸다. 그 위에 일부러 낙성대역, 용산역에 있는 전통적인 헌책방에도 다녔다. 그리고 인터넷 영업으로 돌아선 헌책방도 두어 군데 방문했었다. 헌책을 고르느냐 들인 시간도 무척 많았을 것이다. 덕분에 새 책만을 파는 일반 서점에서라면 눈에 띄지 않아 구입하지 못했을 정말 좋은 책들을 여러 권 구입할 수 있었다. 그래서 참 보람 있었던 헌책방 순례가 아니었던가 싶다.

 

책에 관한 헌책도 두 권이나 구입했다. 헌책이라고 해도 책이 너덜너덜 떨어지거나 더럽혀진 책은 아니다. 책 상태는 새 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고 양호하다. 다만 가격만 저렴할 뿐이다. 물론 개중에는 오래된 책들도 있다. 누렇게 변색된 책도, 줄이 많이 쳐지고 요약 내용이 많이 적혀 있는 정말 헌책들도 있다.

 

구입한 헌책 중 책읽기에 관한 책은 서재 결혼시키기채링크로스 84번지이다. 우연하게 눈에 띄여 구입한 서재 결혼시키기란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이도 웃었다. 책 사랑이 유별난 여성이 어렸을 때부터 결혼한 후까지 책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그 이야기들을 읽어가노라니 내 이야기인 듯 싶기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얘기도 있어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다. 남편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서로 토론도 하고 같이 헌책도 사러 가는 모습은 마치 한편의 동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생일날 남편이 기차를 타고 낯선 곳으로 데려갔는데 결국 도착한 곳이 헌책방이었고, 그래서 헌책을 10여 킬로그램이나 사오게 되어서 너무나 행복했었다고 고백하는 부분이다. 참 아름답지 않은가 말이다. 이렇게 행복은 우리가 어떻게 느낄 수 있느냐에 따라 아주 사소한 것에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니 좀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말이다.

 

채링크로스 84번지라는 책은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여류 작가인 헬렌 한프 양이 영국의 채링크로스 84번가에 있는 중고서점에서 중고책을 구입하면서 서점 직원과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 책으로 펴낸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살뜰한 그 맛에 얼마나 속으로 웃었는지 모른다. 그녀의 마음이 이뻐서 가슴이 아리기도 했고, 그 사정이 안타까워 마음 아프기도 했다. 그녀는 서점 직원들과도 점차 마음을 열고 사귀게 되는데, 서로 음식물이라든가 나눌 것을 주고 받는 모습에서는 차라리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했다. 어느 날 서점 직원인 프랭크가 갑자기 죽고 만다. 너무 아쉽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꼭 한번 방문하고 싶어서 벼르고 별렀건만 경제적 사정 때문에 끝끝내 영국 땅을 밟아보지 못한다. 그 편지들을 모아서 책으로 낸 후에 더 유명해진 헬렌 한프는 결국 영국의 서점을 방문해보지도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고 만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에 그녀가 영국을 방문했을까를 알아보기 위해서 인터넷 검색을 하여 알아보았더니 영국을 방문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렸다. 그녀가 남긴 한마디가 아직도 내 귀에 쟁쟁하다.

 

혹 채링크로가 84번지를 지나가게 되거든, 내 대신 입맞춤을 보내주겠어요? 제가 정말 큰 신세를 졌답니다.

 

오호~, 이 얼마나 애틋한 당부의 말인가!

 

그녀가 책을 읽으면서 평생을 행복하게 살았고, 또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아 헌책을 사면서도 무척 행복해 했다는 것을 알고는 그녀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다 들었다. 만나서 마음을 터놓고 책 이야기를 하고 싶고, 인생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싶을 정도였다. 내가 좀더 일찍 그녀를 알았다면 알뜰살뜰 돈을 모아 여행경비에 쓰라고 보태줄 수도 있었을 텐데 참 아쉬울 뿐이다.

 

 

가슴이 아리아리하다!

이러한 삶이 아름다운 인생이고 참으로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가?

소슬 바람 사랑사랑 풀섶을 헤치고 놀듯이

나의 가슴에 그들의 잔잔한 역사가 밀려든다.

, 아름다운 인생이어라!

참 좋은 책이다. 아니 아름다운 책이다.

2005. 11. 24. 16:42

선릉역을 향해가는 전철 안에서 대림역을 지나며 적다.

 

그런데 그녀에 관한 이야기가 영화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뻤겠는가. 비디오라도 빌려 보려고 몇 번이나 비디오방엘 들렸다. 그런데 오래된 것이라서 비디오가 없다고 했다. 참 서운했다. 설 연휴 전 날 인터넷 여기저기를 뒤져서 dvd를 좀 싸게 구입했다. 설 연휴 때 동생네 가족과 함께 보려고

 

 

(84번가의 연인 / 앤소니홉킨스, xxx 주연 / xxxx 감독)

 

 

  : 2006. 1. 28 11 (영화 귀신이 산다 끝나고 나서 ~ )

어디서: 동생네 집에서 DVD

누구와: 동생과 함께

 

 

<글 속의 동생, 둘째 조카 지훈이를 안고 웃고 있다!> 

 

 

동생에게도 채링크로스 84번지라는 헌책을 사서 선물했다. 그랬더니 역시 책을 좋아하는 동생도 참 재미있게 읽었다고 했다.

 

동생도 독서광이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행복해 한다. 몇 년 전에 책을 읽으라고 권했는데 작년인가 재작년인가부터 책을 읽기 시작하더니 동생은 요즘 지적으로, 정신적으로 무척 성장, 발전했다. 그런 동생의 모습을 보면, 독서야말로 인간 성장의 자양분이 아닌가 싶다.

 

연휴 첫날 28일 낮에는 동생이 비디오를 빌려다 놓았다고 해서, 그것부터 보았다. 성룡과 김희선 주연의 신화라는 영화였다. 중국영화라 내용은 별로인 것 같았다. 그래도 무술영화인만큼 재미도 있었다. 아무튼 그 영화를 동생과 둘이 나란히 앉아서 보았다.

 

그리고 나서 저녁 때는 어머님 댁에서 저녁을 먹고 책을 보다가 다시 밑에 층에 있는 동생 집으로 내려가서 84번가의 연인을 보려고 했더니, 이미 동생이 조카 시은이와 딸 예지와 함께 귀신이 산다는 영화를 보고 있어서 바로 보지 못했다. 할 수 없이 그 영화를 같이 보았다. 얼른 84번가의 연인부터 보고 싶었는데 보고 싶지도 않은 영화를 보려니 답답했다.

 

<사랑하는 딸>과 나는 무척 친하다!

 

 

TV에서 나오는 영화가 끝났다. 드디어 학수고대하던 84번가의 연인 dvd를 틀었다. 영화는 헬렌 한프가 비행기를 타고 가서 폐점한 84번가의 중고서점에 도착하여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큰 기대를 가지고 보았다. 프랭키로 분한 앤소니홉킨스가 워낙 쟁쟁한 영화배우라 더욱 기대가 컸었다.

 

그런데 영화의 내용은 책과 똑 같았다. 조금도 각색되지 않고 책 그대로의 내용이라 좀 싱거웠다. 그리고 아무리 뛰어난 배우가 연기를 했더라도 관찰 서술식의 이야기 전개가 리얼리티를 많이 감소시켰다. 정말이지 책을 전혀 읽지 않은 상태에서 보았더라면 더 좋았을 걸 싶었다. 잔잔한 강물이 흐르는 차분한 풍경을 보는 듯한 담백한 느낌이 들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큰 법이라고, 시원한 김칫국을 너무 많이 마셔서 더는 시원함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것과 같이 영화의 맛은 그다지 쫄깃하지 않았다. ^^ 그래도 아내가 볼 때 다시 한번 더 볼 생각이다. 아내는 미리 책을 읽지 않았기에 느낌이 좀 다르지 않을까.

 

아무튼 그녀가 그러한 삶을 살았듯, 나는 앞으로도 책을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 것이다.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 제2, 3의 헬렌 한프를 만나게 되면 나는 더 없이 행복할 것이다.

 

소박한 하나의 소망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도 그녀나 다른 책벌레들처럼 책을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 나는 아직도 헬렌 한프가 그립다~!

 

 

2006. 2. 3.     22:16

 

 

책이 곁에 있어 행복하다고 외치는
<참>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