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에 가서 한식을 주문하는 사람 없습니다. 그리고 왜 한식은 팔지 않느냐고 따지는 바보 같은 사람들도 없습니다. 모든 음식을 다 준비할 역량과 의지가 있으면 그런 식당을 운영할 수도 있겠지만, 특정 분야의 음식에 한해서만 제공하는 것도 식당주인 맘이고 그걸 탓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겉으로는 모든 음식 다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막상 주문하면 주인이 싫어하는 음식은 제공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건 이야기가 다릅니다. 사실 그런 경우에도 특별히 제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다른 식당으로 가는 도리밖에 없죠.


사이트 하나 만드는 것이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한계를 밝혔습니다. 몇 가지 있었죠. 그 중에서 제가 이해되지 않는 거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글은 안 된다는 것이었는데, 그게 자세히 해석하면 지역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아크로를 만든 주체들은 대한민국에 지역문제는 없다고 판단했거나, 있더라도 문제될 것이 전혀 없기에 거론하지 말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히 결론짓고 넘어갈 사항은 아닙니다.


지역문제 말고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괜히 시비 건다고나 할까요, 머 그런 거 있잖아요. 사실 아무런 문제없는데도 불구하고, 불평하고 불만 토로하는 거 말입니다. 그런 경우들도 가능한 한 다 금지시켜야 했습니다. 논리적으로 보면 그렇다는 것이죠. 이 동네 사람들 논리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유독 다른 것은 거론하지 않으면서 지역감정 조장하는 글을 금지한다는 미명 하에 지역문제 거론하지 말라는 주장은 사실 지역문제가 있다는 것을 속으로는 알고 있다는 뜻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야는 개선시킬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릴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지역에 관한한 지금이 나쁠 이유가 없기에 개선할 필요도 없으니까 그런 이야기 아예 말도 꺼내지 말라는 것이죠. 괜히 누군가 지역문제를 들고 나오면 골치 아프잖아요. 반대할 뚜렷한 명분도 없거니와, 그렇다고 지금이 좋다고 말하기에는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로 평가받는 것에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아무튼 이러이러한 상품을 내놓을 것이니 맘에 들면 사고 그렇지 않으면 가라는 식으로 운영할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그런 한계가 전혀 문제되지 않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만든 거거든요. 따라서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다른 가게를 찾으면 되는 것이고, 또 그래야 합니다.


다만 정말로 제공할 수 있는 상품과 겉으로 선전하는 상품이 같아야 한다는 것은 운영자로서 지켜야할 최소한의 윤리이며, 대외적으로 과대선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반드시 지켜야할 도리이겠죠.


추신) 저도 가게 하나 내볼까 합니다. 그래도 저는 과대선전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미리 상품의 내용을 공고합니다. 동업하실 분은 댓글 남겨주세요.


내용: 대한민국의 진보를 위한 고민입니다. 단, 학력차별과 남녀차별, 양극화, 교육문제, 의료문제 등등의 소재는 사양합니다. 왜냐하면 그 부분에서는 지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제게는 지금이 더 없이 좋기 때문이죠. 저는 최소한 겉 다르고 속 다른 주장은 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