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폴리티즌이라는 사이트가 문을 닫았군요.  요 며칠 전까지도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곳에서 놀았던 것이 2003,2004년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글을 올리고, 배울 것도 배우는 가운데 한 번 독하게(?) 마음 먹고 올렸던 글이 있습니다.  바로 아래 글인데요.   이 글로 인해 들은 욕설과 저주는 한 3년치는 족히 넘을 듯 합니다.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초중고를 부산에서 나왔고, 입에 밴 것이 경상도 사투리이긴 합니다만 이북이 고향인 아버지와 서울 토박이인 어머니 사이에서 서울에서 태어나고, 이미 서울 생활이 부산 생활보다 훨씬 길며,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언뜻 부산인가 서울인가 헛갈리고 부산의 인맥과는 거리가 매우 멀어진 처지에서 "별 수 없는 경상도"라는 말은 참 듣기 난감하더군요.   물론 별 수 없는 경상도가 아니라 별 수 없는 개쌍도라는 신종 단어가 쓰였습니다만.

 영남 사람들이 지녀 왔던, 그리고 자행해 왔던 호남에 대한 비인간적인 인종주의적 편견과 작태에 대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절대로 반대하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쌈박질도 했고,  말이라도 한 마디 더 해 주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자랑(?)하는 게 아닙니다. 참 참담하고 황망할 뿐이니까요.  저랑 말싸움을 하다가  "친가 고향"과 "외가 고향"과 "초중고 학적"을 묻다가 도저히 안되자 "처가가 어디냐?"고 묻던 택시 기사의 말은 지금도 제 인생의 황당 베스트 명예의 전당에 올라 있으니까요. 

 반면,저는  "영남패권"에 반기를 들던 분들 가운데 일부에게도 비슷한 향기를 느꼈었습니다.    그분들의 반응을 일종의 작용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해해 주고 넘어가더라도 하나의 질문은 남더군요.   그럼 영남 패권을 깨려면 어떻게 해야 하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였습니다.   경충강호제(경기 충청 강원 호남 제주) 단결하여 영남 패권 종식하자는 얘기는 그냥 웃고 넘겼습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 한 번 진하게 마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좋다. 영남 패권이라는 것이 현실이라고 인정할 때, 그걸 어떻게 깨며, 어떤 정치세력이 그를 대변할 수 있겠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현실적인 답은 아직 듣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웬만하며 눈팅으로 남으려 노력 중인 이곳에서 요렇게 손을 들고(?) 발언하는 이유는  혹여 그 답을 들을 수 있을까 해서입니다.  아울러 혹여 오해하실까 하여 분명히 밝혀 두자면,  이곳에 계신 분들에게 아래 글에서 얘기하는 바 "인종주의 2중대"의 냄새가 난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런 질문도 할 수 있는 거겠지요.   


   저는 이런 얘기를 했다가 왕년의 '인종주의 2중대' 소속으로 여겨지는 분들께 심한 욕설을 듣고 저를 추방하자는 서명 운동(?)에 직면하기도 했었습니다.  ^^  

 '지역'의 이름을 떠나는 것, 그리고 지역 대 지역의 대결이 아니라 이 사회에서 카드빚과 병원비와 아이들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는 이들과, 원정출산을 가서 창피를 당하고 와서도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아 훌륭하게 크면 나라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냐?" 고 우기는 진짜 꼴통들의 대립각을 세워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런 놈들 중에 경상도가 많을 거 아니냐?"고 따지신다면 "그렇지 못한 경상도가 열 배는 많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결국 연대해야 할 것은 '전라도'와 '충청도'와 '강원도'는 아닐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영남패권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유시민과 국참당에 내보이시는 적대감은 미루어 짐작이 갑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까는 것은 별도로, 영남패권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민주당인가요?    왕년에는 민주당이 힘을 얻어 영남패권주의 정당을 물리치고 집권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혹시 다른 대안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아래 글은 그냥 참고로 읽어 주셔도 좋고,  안읽으셔도 무방합니다.   그냥 왕년의 고민(?)의 소산 정도로 봐 주심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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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2중대니 본부중대니 하는 말의 유래는 오래 되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도 80년대 전두환이 그 피묻은 손으로 옥새를 잡고 있었을 무렵, 민한당은 민정당 2중대, 국민당은 3중대라고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높았으니까요. 정치인의 태반을 '정치 금지'로 묶어 놓고, 들러리로 세워 놓았던 야당들이기에, 이 몇 중대 몇 중대의 이야기의 요체는 결국 이것입니다. "똑같은 넘들이다"는 것이죠.

제목이 인종주의 2중대라고 했습니다. 그럼 인종주의 1중대는 누구냐. 말할 것도 없이 경상도나 그 외 우리나라에 널리 퍼져 있는 호남 혐오증 환자들이겠지요. 그들의 인식선상에서 '전라도 깽깽이들'은 자신들과는 판연히 다른, 이해하기 힘들 뿐 아니라 이해하고 싶지 않은 별종일 뿐입니다. 그 엉터리 판단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그들은 글자 그대로의 인종주의자가 됩니다.

인종주의 별 것 아닙니다. 근거없는 편견에 근거하여 자신과 다르다고 판단되는 인종이나 대상에 대해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인식을 가지며 그를 행동으로 드러내는 것이 인종주의일 따름입니다. 백인의 흑인에 대한 멸시가 그렇고, 우리 나라 사람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혐오가 그렇듯, 인종주의는 대개 엄밀히 따지면 전혀 근거가 없으나 그들 내부에서는 대단한 설득력을 가지는 논리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하지요)로 그 인식을 심화시키고 확대 재생산합니다.

한때 백인들은 (아니 지금도 어쩌면 그 일부는) 흑인을 원숭이와 인간 중간 단계로 생각했습니다. 흑인들의 피부가 손바닥만 흰 것을 두고 그 증거로 삼기도 했고, 성경 말씀에 나오는 노아의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흑인은 영원히 백인의 노예로 살아야 한다는 해괴한 발상의 모티브로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 언젠가 어느 한국인 애국자(?)는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의 범죄 사실을 수십 가지 적시하며 이런 놈들과 어찌 같이 살겠느냐며 수십 군데에 도배하기도 하더군요. 외국인 노동자들의 범죄율이 특별히 높을 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호남 혐오증 환자들 역시 그들이 소유한 엉터리 인식을 어떻게든 고수하기 위해 비슷한 방법을 썼습니다. 위작 시비가 끊이지 않는 훈요십조까지 끌어대고 전라도 가 보지도 않은 책상물림 선비의 특정 지역 비하를 먼지 털어 끄집어내고,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지역에 대한 편린들까지 있는 대로 모시고 와서 이 지역은 원래 이렇다고 낙인 찍어 버립니다. 그래서 전라도는 '물이 이상해서' 자신들과는 별종들이 사는 곳으로 치부해 버리지요. 그래서 그쪽과 혼사를 맺기도 꺼려하고 스스로 만들어낸 신화에 갇혀 그 창살 밖으로만 세상과 사람을 바라봅니다. 흑백이 섹스하는 걸 범죄로 취급했던 것이 인종주의의 첨단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있었다면, 전라도 며느리 보기 싫다 전라도 사위는 맘에 안든다는 인종주의의 변종은 지구 반대쪽 대한민국에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이 인종주의자들은 외양도 풍습도 별반 다를 것 없는, 우랄 알타이어계의 인종으로 1천 5백년간 한 영토국가에서 별 탈 없이 지내온 사람들을 그 지역에서 물 먹고 자란다는 이유로 눈총을 박고 따돌리고 공격합니다. 그리고 백인들이 '니그로'니 '구욱'이니 다른 인종들을 비하했던 그대로 '깽깽이'니 '하와이'니 하는 비칭들을 확대재생산하고 그 용어에 자신이 겨냥한 사람들을 끼워 맞추며 그들의 행동 양식을 그들 나름의 판단으로 평가, 재단합니다. 그리고 세상 어떤 인종, 어떤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형태의 어두운 면을 이지메의 대상이 된 이들에게 덮어 씌웁니다. 유대인이 사마리아인에게 그랬고, 유럽인들이 유대인에게 그랬고, 집시에게 그랬고, 백인이 흑인에게 그랬듯, 그들은 선천적으로 열등하거나 악의를 지닌, 그래서 범죄의 씨앗같은 존재로 만들어 버리지요.

전라도하면 떠오르는 말 중에 하나가 조폭이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전라도 특유의 폭력성과 잔인함'에 대해 무던히도 이야기했습니다. 부산의 칠성파나 대구의 동성로파가 전라도 조폭보다 덜 잔인했던 근거는 절대로 없습니다만, 태촌파가 사시미를 썼다면 칠성파는 일본도를 휘두르던 것들입니다만, 전라도 조폭의 이름이 들먹여질 때마다 그 구성원들보다는 그 지역이 더 나쁜 놈들이 되어 갔었습니다. 그리고 지존파가 등장했을 때에도 대놓고는 아니었으나 암암리에 다음과 같은 말들이 유통되었었지요. "역시 전라도 것들은 독해."

한때 토막살인의 고향 같았던 부산 (80년대 초반 부산에서는 끔찍할 정도로 자주 토막살인사건이 발생했었죠) 사람들의 입에서 "역시 전라도 것들은 독해. 지존파를 봐라"라는 말이 나왔을 때 아니 그럼 부산 사람들은 더 독한 사람들 아니냐 그런 범죄가 연쇄로 일어났었는데라고 반문을 한다면 아마도 "전라도 독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입을 삐죽거리면서 그랬을지도 모르죠. "그래도 사람을 구워먹진 않았다고.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전라도 뿐이란 말이야."
이미 한 지역의 특질을 자신들과는 다른 별종으로 규정해 버린 인종주의자들에게는 기실 어떠한 반론도 소용이 되질 않게 마련입니다. 그들에게 왜 이런 범죄가 발생했으며 다 함께 반성할 것은 무엇인가의 진지한 질문은 별 흥미가 없고, 대개는 두 가지 양상으로 그 인종주의 성향을 발현하게 되지요. 백인 여성을 모욕한 흑인은 불태워 죽여야 한다는 KKK 같은 방식, 그리고 또 하나는 "저 새끼들은 원래 저래"라는 주문을 마빡에 새겨넣은 채 스스로의 인종주의 벽 위에 콘크리트를 바르는 것이지요.

그렇듯 인종주의는 반 인간주의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 위험한 것이며 또 비겁한 것이며, 또 해로우며 비이성적이며 하여간 나쁜 형용사는 죄다 갖다 붙여도 무방할 정도의 존재입니다. 인종주의의 해악 가운데 가장 큰 해악을 들자면, 인종주의는 결국 그 증오와 폭력의 방식을 쌍방향으로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혹심한 차별의 피해자였던 세력이 그 가해자의 방식을 수제자처럼 이어받아 휘두른 예는 많습니다. 아프리카 루안다에서 후투족과 투치족이 교환했던 그 대학살의 퍼레이드는 대표적인 예이겠지요. 결국 인종주의의 피해자가 동일한 방식으로 가해자에게 보복한다면 그것 역시 인종주의의 굴레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사람이 인종주의를 무기로 쓴다면 결국 그것 역시 인종주의라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인의 외국인 노동자 차별에 분노한 파키스탄이나 네팔이나 태국 사람이 "한국인은 개를 먹는 더러운 민족이고, 선천적으로 수전노들이며 섹스에 미친 거북같은 놈들에다가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약해 보이면 어떻게든 밟으려 드는 하이에나같은 족속들"이라고 주장한다면 그들 역시 인종주의자일 뿐이겠지요.

이제 인종주의 2중대의 이야기를 시작해 봅시다. 그들은 우선 '개쌍도'라는 재미있는 단어를 개발했습니다. 그것이 '깽깽이'를 수시로 남발하는 1중대에 반발하기 위해 제작해 낸 무기라는 측면을 십분 인정한다 해도, 결국 그 단어가 지니는 폭력성과 야만성을 '저항적 지역주의'로 미화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과거 깽깽이라는 말을 즐겨 쓰던 족속들만큼이나 쉽게, 그 1중대가 지닌 무차별적 적의를 가지고 그 단어를 사용한다는 건, 결국 그들이 지역꼴통 2중대를 자임하는 결과밖에 되지 않겠지요.

인종주의 2중대는 또 1중대의 본을 충실히 따릅니다. 훈요십조를 들먹이는 1중대에 질세라 "개쌍도 신라의 민족 배반"을 논하는가 하면 조선왕조실록에 대고 엄한 삽질을 하는 1중대 못지 않게 "임진왜란 당시 경상도는 왜놈들 지배 하였으니 그쪽의 피가 상당 부분 섞였을 것"이라는 기상천외의 학설을 주장하지요. 그들에게 삼국 시대 민족의식이 어느 정도 있었는지는 논외의 일입니다. 그리고 백제가 북위 등 대륙의 나라들로 하여금 고구려를 공격하게 만들기 위해 무진 애를 썼던 사실은 그냥 모르는 게 낫지요. 당 태종이 백제 무왕이 바친 금빛 갑옷을 입고 출진했다는 것도 굳이 알 필요 없고 말입니다. 오로지 신라가 경상도 지역에 있었으므로 '개쌍도'를 욕할 구실이 될 뿐이지요.

호남이 없었으면 국가가 없다라는 이순신의 말은 진실입니다. 임진왜란의 물적 인적 토대는 전라도 중심이었으니까요. 그 후예들의 자긍심에 일점 누를 끼치고자 하는 마음은 없으나, 그 후예 중 일부가 "개쌍도는 싸움도 못해 보고 다 항복했고 7년 전쟁 동안 일본의 피가 섞인 놈들"이라고 매도한다면, 그 역시 터무니없는 역사 왜곡을 감행했던 인종주의 1중대와 어렸을 적 헤어진 쌍둥이에 불과하겠지요. 일본군이 부산으로 후퇴한 이래 일본군의 점령 지역은 경상도 남해안 일부였고, 전라도 순천까지 포함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인종주의 2중대의 역사적 지식이 1중대와 지극히 비등하다는 걸 반증할 뿐이구요.

결정적으로, 인종주의 2중대는 "이 인종주의자들은 외양도 풍습도 별반 다를 것 없는, 우랄 알타이어계의 인종으로 1천 5백년간 한 영토국가에서 별 탈 없이 지내온 사람들을 그 지역에서 물 먹고 자란다는 이유로 눈총을 박고 따돌리고 공격"하는 악습까지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그래서 "세상 어떤 인종, 어떤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형태의 어두운 면"을 자신이 적대하는 대상의 '특질'로 덮어 씌우기 시작합니다. 밀양에서 일어난 끔찍한 집단 성폭력 사건에서 저는 역시 끔찍하기 짝이 없는 인종주의적 발언들이 난무하는 풍경을 봤습니다.

밀양 사건은 기실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즉 '돌림빵'이라는 말을 웬만한 고등학생들은 주워 듣는 사회에서는 그것이 밀양이든 함평이든 원주든 청양이든 발생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그 범행이 장기적으로 지속되었고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그 범행 양식이 파렴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우리가 함께 경악해야 할 우리 모두의 문제이지, 절대로 그 '지역'의 문제는 아닌 것입니다. 지존파의 문제가 그들의 고향 문제가 아니듯이 말입니다.

자기 고향 물을 흐렸다고 망발을 한 경찰관, 제 2의 성폭력이라 할만큼 무책임한 수사를 한 경찰의 모습 역시 그렇습니다. 성폭력 수사에 관한 한 차라리 신고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말이 나온 지는 이미 오래 되었고 이는 전국적으로 사실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피해자에게 "네가 먼저 꼬리를 친 거 아니냐"고 윽박지르는 풍경 역시 대한민국 전체의 자화상이지 일부 특정 지역만의 세밀화는 절대로 아닙니다.

밀양 학생들의 행동에 격노하고, 그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분노하며 더군다나 그것이 경찰의 정실 수사, 편파 수사의 결과라면 거기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합니다. 저 역시 거기에 당연히 가담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항의에 "그 동네 애들은 왜 그래?" 하는 인종주의 1중대식의 향기가 뿌려진다면, 그 분노에 민주 공화국의 시민으로서 응당 가져야 할 시민 의식을 넘어 인종주의 1중대들이 즐겨 사용하는 속없는 혐오가 가미된다면 그것은 결코 안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다가는 앞으로 엽기적인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그 범인의 고향이 어디인가를 먼저 찾는 넘들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광주 수능 부정 사건 때 1중대원들은 온통 난리를 치며 광주 전체를 욕먹였고, 그 1중대를 씹어먹을 듯 증오하면서 대체 어느 사이에 그렇게 닮았는지 모르게 닮아버린 2중대는 똑같은 방식으로 밀양 사건이 아닌 밀양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광주 수능 부정의 문제가 광주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교육과 도덕. 철학 부재의 총체적 난관임을, 밀양 집단 강간 사건이 밀양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짊어지고 있는 교육과 경찰 수사와 인권 등의 총체적 문제임을 망각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그 증오는 결국은 같다고 보니다, 1중대와 2중대는 서로 싸우고 있는 듯 보이나, 결국 그 둘은 한 대대 안의 행군 선봉 다툼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삼장법사가 손오공에게 씌운 머리띠는 삼장법사가 긴고주만 외면 손오공의 머리를 죄어들어가 손오공을 괴롭힙니다. 삼장법사는 손오공이 말을 듣지 않을 때마다 긴고주를 외워 손오공을 데굴데굴 구르게 만듭니다. 어쩌면 1중대와 2중대, 나아가 결국 그 사람 고향이 어디래냐?의 질문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 모두는 인종주의의 머리띠를 두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어떤 사건으로 자극받으면 그 머리띠는 빈틈없이 우리 머리를 죄어 오겠지요. 인종주의란 지역을 넘어 세계화한지 오래이고, 인종을 세분하여 사람들 사이에 층을 둔 지 오래이니 말입니다.

폴티에서 지역 얘기는 일절 하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습니다만, 그 금기를 깨 봅니다. 이 글에 화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저는 제 생각을 얘기할 뿐입니다. 혹 개쌍도 운운하실 2중대원 계시면 1중대원의 몰골과 자신의 형편을 돌아보아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