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시절 이후 강호를 너무 오래동안 떠나있었던지라...
게시판 토론계(?;라 쓰고 쌈판이라 읽는... ^^)에 트랜드를 너무 몰랐더랬다...
이제... 럭셔리한 마을을 떠나 이곳까지 흘러들어오는 동안...
내가 너무 모르는게 많았구나....란 자성과 함께... 이제서야 깨닫게 되는 것들을 적어본다...


1. 빽바지, 난닝구가 이 정도로 원한이 깊을 줄은 몰랐네...
-럭셔리 동네의 주인장께서 이곳의 미래를 걱정(?)해주시면서 하던 말씀들 중...
가장 그럴싸했던 말씀 중 하나...
'가봐야 386끼리 오순도순 노는 동네로 전락할거다'

사실, 한때나마... 그 동네의 최대 장점 중 하나로 지금도 평가하는 부분은...
참 다양한 스펙트럼의 제법 수준이 되는 인사들을 한 어장에 유입시켰다는 점이고...
새로운 토론 싸이트를 만들겠다고 나서는 시점에서... 가장 뼈아프게 아쉬운 점중에 하나는...
일단 출범 당시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이전 그 동네만큼의 다양성을 만들어내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왠걸? 친노국참 지지 vs 친노국참 반대 사이의 토론은 가히 PC통신 시절 4대천황과의 말쌈대결을 보는 것 이상으로
흥미진진했고... 그 와중에 이 양쪽의 감정의 골은 내가 생각하던 거 이상으로... 어쩌면 진보개혁세력에서 묵을대로 묵은
민노계열 지지 vs 민주당 계열 지지 이상으로 깊게 패여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보자... 국참이든 누구든 이기는 놈이 내 편이다란 식의 끄적거림에, 두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놀랍게도 그 두 분들 모두 유빠들은 원희룡 vs 정동영 대결이라면... 당근 다른 쪽을 지지할거란 답을 적어주셨더랬다...
(여기 가끔 놀러오시는 원희룡 지지자분께는 조금 미안하지만. ^^)

뭐 그 분들의 통찰이 맞을수도 있겠다...
실제로 이곳의 회원이신 네오경제님처럼 어떤 유시민 지지자들은 '이회창 지지'했던 선례도 있으며...
(너무 자주 언급이 되는거 같아 송구스럽지만... ^^; 일단 전 더 이상 언급안하렵니다. ^^)
이명박 찍었다고 하던 소위 친노 지지자들도 전혀 안 봤던 건 아니니...

그래도 노빠들이나 친노세력 지지하는 인간들 모두가 진보개혁 세력 망하길 바라는 것도 아닐텐데...
유시민빠 국참빠들은 당연히 정동영이 나와도 한나라당 지지할거다...라는 주장을 거리낌 없이 하실 수 있다는 점에서...
심지어는... 시니컬한 매력에 좋아하는 시닉스님 마저... 무려 분당 당시 서프 얘기까지 꺼내시는 걸 보며...
그 분들의 불신과 감정의 골이란건 정말 깊고도 깊구나 라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2. 호남분들의 피해는 현재 진행형...
묘익천님이라든가, 미투라고라님이라든가... 호남의 소외에 대한 이분들의 글들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더랬다.
(그점에서 호남 소외에 대한 포스팅들을 올려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좀 과유불급인 면도 있긴 하지만...)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을 겪으면서 조금은 호남의 응어리가 해소되었을 거란 막연한 인식만을 가졌던 터에...
이분들이 올려주시는 격정적인 토로는... 서울촌놈인 내게 아직도 지역차별이 현재진행형임을 재확인시켜줌과 동시에...
그 응어리가 오히려 다른 형태로 쌓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3. 그러나 내가 아는 것들...
PC통신 게시판 시절의 개싸움들을 겪어보면서... 얻어낸 교훈들이 있었다...
뭐 이 교훈들이 나 말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참조는 해주시길 바란다.

ㄱ. 내가 싸우는 바로 저넘이 ***는 아니다.
-***에 여러분이 증오하거나 죽도록 미워하는 아무의 이름을 적어보시기 바란다.
 필요 이상의 증오나 빈정거림, 기타 감정을 자극시키는 언사들은 하수인이 아닌 *** 본인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며...
 그점에서 상대가 바로 ***가 아닌 이상, 굳이 감정소모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이건 그 반대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상대가 욕하는 건 ***지 내가 아니다.)

ㄴ.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싸움도 각개격파가 유리하듯, 말싸움도 각개격파가 불필요한 충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모두가 난닝구, 모두가 빽바지에 설득도 뭣도 불가능하다 판단하면 뭐하러 토론을 하나?
그냥 게시판 죽치고 있을 시간에 다른 일 하시는게 더 생산적일거다...

ㄷ. 만랩쥐 앞에서 싸워봐야 고양이 키재기...
-어짜피 만랩쥐 앞에서는 똑같이 우스운 고양이들에 불과하다...
 그 점에서 하하하님이 예전에 올리셨던 글을 빌리자면...

 "세상에 완전한 바보는 찾기 어렵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쓸모가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말한 사람들과도 완전 적대관계를 맺고 싶지는 않다. 솔직히 이들이 완전히 뭉쳐도 한나라당의 아성을 뚫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 아닌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하물며 의견이 완전히 다른 경우에도 예의는 갖추는 판에... 예의 없이 감정 긁어가며까지 싸우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남는것도 없는데...

-bonafi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