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주의를 넘어 인지부조화의 수렁으로(1부) - PD수첩과 문판사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문성관 판사의 PD수첩 판결을 비난하는 무리들의 발악은 점입가경입니다.

아바타 환타지를 보는 것보다 환상적이며, 개콘이 주는 웃음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들의 문자주의 신공은 성경의 자구 하나하나를 글자 그대로 신봉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도 울고 가겠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제가 문제를 내보록 하겠습니다. 잘 풀어 보고 답안지를 제출할 때는 독해력과 번역실력이 향상되었기를 바랍니다.


문제1. 경상도의 한 가정에서 엄마가 아들의 방문을 열고 아들에게 한 말입니다.

       “니 뭐하노?”

       여기에서 엄마가 한 말 “뭐하노”는 무슨 뜻일까요?

       ① 딴짓하다 들킨 아들에게 화내는 말

       ② 아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여 묻는 말

       ③ 엄마가 아들하고 대화하고 싶어 아들의 의사를 타진하는 말


위 상황으로만 보아 선뜻 대답하기가 곤란합니다. 어느 답이든 가능성이 있습니다만 하나가 정답일 확률은 1/3 밖에 되지 않습니다. 엄마가 방에 들어오기 전 하는 행동, 아들이 방에서 한 행동, 엄마가 아들에게 말할 때의 억양, 크기 등 구체적인 상황(정황)을 알기 전에는 “뭐하노”라는 글자만으로는 정답을 맞힐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개그콘서트의 “초고속카메라”를 이용하여 세세하게 그 상황을 묘사하여 보겠습니다.


<엄마는 방문을 살짝 열어 빼꼼히 들여다 봅니다. 아들이 보고 있는 컴퓨터에는 야동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엄마는 살짝 다가가 그 장면을 봅니다. 기겁을 하고 큰소리로 아들에게 말합니다. “니 뭐하노?”>


자, 이제 답을 할 수 있겠지요. 네, 정답은 ①번입니다. 그런데 저기 뒤에서 잠만 자고 있던 한 학생이 이의를 제기합니다. “뭐하노”는 경상도 사투리이고 표준말인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①번을 정답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이 잠자다 일어난 학생의 이의를 수용하겠습니까?


문제2. 광주시청 앞을 걷던 한 중년 남성이 사거리 광고 전광판에서 광고 대신에 포르노가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최근에 러시아에서 발생했던 일이지요) 적나라한 장면을 보고 이 남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참 거시기 하네”

이 말을 들은 서울서 출장온 회사원 2명은 그 말의 뜻을 각자 다음과 같이 해석합니다.


회사원A : ① 보기 민망하거나 비정상적인 것을 갑자기 보아 당황스럽다고도 할 수 있고, ② 영상에 나오는 포르노 배우가 쭉쭉빵빵하고 섹시하다는 뜻일 수도 있겠다. 둘 다의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도 있겠구.  중년 남성이 나이가 지긋하고 점잖아 보여 ①의 의미로 말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 그렇다고 ②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


회사원B : 무슨 소리냐. 그 사람은 남자임으로 본능적인 반응을 보였을 것이기 때문에 ② 영상에 나오는 포르노 배우가 쭉쭉빵빵하고 섹시하다는 뜻으로만 해석하여야 한다. 네가 말한 ①은 관념에서 나오는 도덕적 해석일 뿐, 그 남자는 결코 그런 뜻으로 말하지 않았다. ①의 뜻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위선적이고 그 가능성을 말하는 것도 잘못이다.


자, 여러분들은 회사원A, B 중 누구의 말에 손을 들어 주겠습니까?

       


* (2부)는 인지부조화 수렁에 빠진 사람들에 대해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