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의 반호남 정서는 윤리적으로 잘못되었죠. 하지만  반호남 정서가 시간을 두고 희석될때까지는 전략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현실 정치의 한계겠지요.

친노들도 그런 생각으로 열린우리당을 창당했을겝니다. 하지만 이건 오버였습니다. 반호남 정서에 순응하는게 반호남을 용인하는게 되어서는 안되거든요. 열린우리당은 반호남을 용인한 측면이 있습니다. 미묘한 균형을 잘 잡아야 합니다. 윤리적으로 잘못된 반호남 정서에 부합하지는 않되, 영남에 교두보를 마련할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호남 리버럴이지만 국참당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비호남 개혁파들이 영남이라는 큰 텃밭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것. 민주당의 호남색이 잘못은 아니지만 그때문에 현실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 여기서 제3지대 개혁정당의 필요성이 나오는 거지요.
 
국참당은 두갈래 길에 서있습니다. 호남 정당의 기득권을 강탈하면서 반호남 정서에 부합하는 열린우리당의 길이 하나요, 가치를 내세워 영남에 교두보를 마련하는 길이 하나입니다. 후자를 선택해야 하는건 당연하죠. 그럼 민주당에서 후방 지원 못해줄것도 없습니다. 여기에 가장 방해가 되는 존재는 유시민일텐데, 유시민이 끝끝내 정신분열적 반호남주의를 버리지 못한다면, 국참당에서 먼저 그를 팽시켜야 할겁니다.

저는 제3지대 개혁 정당이 민주당과 평화 공존하면서 서서히 헤게모니가 이동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즉 제3지대 정당이 민주당으로부터 헤게모니를 넘겨 받아 유일한 개혁정당으로 남는겁니다. 이로서 개혁 진영에서 호남이라는 지역세력이 빠지게 되는거죠. 저는 호남이 개혁세력의 허울좋은 맏이라는 굴레를 벗어났으면 합니다.

물론 고난 받은 호남에 대한 보상으로서 개혁진영에서의 지분이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반론이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지분이라는건 소수의 지역 정치인에만 국한되는 거거든요. 그런 상징적인 권력이 호남 지역민의 삶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호남을 끝없는 정치의 소용돌이속에 집어 넣어 허울좋은 꼭두각시로 만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탈정치화 함으로서 광대 놀음을 끝내고 진정한 자력갱생의 토대를 마련하는게 호남이 살수 있는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말러리안의 말을 인용해서 좀 그렇지만, 역사적 잘잘못을 다 계산할수는 없거든요. 그거 끝까지 계산하겠다고 덤볐다가 더 덤태기를 쓸수 있습니다.

영남 패권 청산? 그거 호남이 총대 맬 필요 없습니다. 영남 패권이 현실 권력이라면 규범적으로 해결하는건 불가능해요. 규범과 관계 없는 패권 구도의 향방에 따라 영남 패권이 강화될수도 혹 허물어질수도 있습니다. 즉 힘쎈놈 앞에 나머지 모두가 굴복할수도, 아니면 힘쎈놈을 표적으로 나머지가 뭉칠수도 있죠. 그건 지극히 중립적인 일종의 권력 생태학입니다. 그걸 호남이 인위적으로 선도하는건 위험합니다. 이미 김대중 정권때 경험했지요. 충청 경기의 향방에 따라 호남이 고립에 처할수가 있다는거. 그런 위험한짓 하지 말고 그냥 옵저버가 되자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