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Opinion/opinion1_m1_list.aspx?cntn_cd=A0001308323&add_gb=2&ord_gb=1&add_cd=RE005471894&line_no=46&page_no=1(독자투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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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정지민씨와 같은 방송번역일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8)
오렌지걸  [쓴댓글 모두 보기] 2010.01.27 07:25 조회 3801 찬성 99 반대 0
정지민씨는 지금 방송번역을 하고 있지 않지만 저는 정지민씨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방송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그 전부터 정지민씨 발언에 이상하다는 점을 많이 느끼고 있었는데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글을 몇 자 남깁니다.
일단, 광우병 파동이 있었을때 검찰측에서 오역의 근거로 제시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dairy cow를 그런소라고 번역한 부분이었습니다. 그 번역을 본 순간 솔직히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번역가가 누구였던 간에 dairy를 잡아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체로 번역을 하다 잘 안들릴 경우 초짜들이 이런, 저런으로 대강 번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찌됐던 dairy 라는 초딩도 알 단어를 캐치하지 못했다면 번역가나 감수자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정지민씨는 카페 게시물을 통해 자신은 dairy cow를 젖소로 번역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김보슬 피디께서 임의대로 그런소로 바꿔도 되겠냐고 했다던데...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제가 알 수 없으니 어쨌든 그건 정지민씨의 말이 맞은 것으로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저도 번역을 하고 있고 , 방송국 3사와 ebs 연합뉴스에 심지어 대기업 편집실까지 가서 방송번역을 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정지민씨가 MBC 피디수첩일을 할 당시 몇 층 어느 방에서 대략 어떤 과정으로 어떤 환경에서 일했는지 다분히 잘 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일단, 방송번역일의 절차를 알려드리자면, 테잎이 도착하면 프리뷰어라는 분이 프리뷰라는 것을 합니다. 그림을 보고 소위 그림 설명을 하는거죠. 예를 들어
0010 # 주행
0025 # 인터뷰 당사자 집 도착
0035 #인터뷰
이런식입니다. 그리고 나서 번역이 필요한 부분에 표시를 해두면 번역가들이 번역을 해서 집어 넣습니다. 그리고 나서 , 초벌번역 분을 넘기면 작가님께서 보시고 대본을 만드신 다음에 가편집이란 걸 합니다. 그리고 나서 1차 감수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종편을 하고 나서 마지막 최종 감수를 하죠. 하지만 1차 감수의 경우는 사정에 따라 할 때도 안 할때도 있습니다. 피디수첩의 경우는 시간이 촉박했을 때이니 아마 안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종편 편집시 감수는 어떻게 하는지 알려드리면,
일단 보조작가가 노트북, 수백페이지 혹은 수천페이지에 달하는 초벌 스크립트, 그리고 종편 대본, 그리고 종편 테이프를 갖고 들어옵니다.
그리고 보조작가가 번역 자막이 필요한 부분을 돌려줍니다. 종편 대본을 보고 번역이 맞는지 확인을 합니다. 그러면 초벌 번역한 스크립트를 보고 이게 맞는지 틀린지 확인을 하고, 번역이 잘못되었다면, 다시 번역을 해서 보조작가에게 알려주면 보조작가가 노트북에 다시 표시해서 저장합니다. 그 저장본을 가지고 cg실에 가서 자막을 뽑는거죠. 제가 지금까지 방송번역을 10년째 하고 있고 정지민씨가 감수를 얼마나 봤는지 모르지만 저보다는 훨씬 감수를 적게 보셨다는걸 장담하는데, 단 한 차례도 화면 상에 자막을 먼저 넣고 감수를 한 적은 없었습니다. 왜냐! 자막을 한번 집어 넣으면 그걸 변경하기가 참 귀찮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수라는게 있는겁니다.
그런데 지독한 근시라서 화면에 나온 자막을 읽지 못했다고요? 그건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죠. 이 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정지민이 얼마나 엄청난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경험상, 저도 과거에 pd수첩 번역도하고 감수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밖에 다른 방송사에서도 번역 감수를 했고 또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만, 그 어떤 작가도, 번역작가가 이렇게 하면 오역이다 라고 이야기했음에도 끝까지 밀고 나가서 임의대로 자막을 바꾸거나 하는 적은 못봤습니다. 이런 경우는 있습니다. ~입니다, 혹은 ~이다라고 번역한 것을 ~이죠. ~에요. 이렇게 바꾸는 경우는 있죠. 그리고 설사 작가나 피디가 임의대로 바꿀 경우에도 나중에 문제생길까봐 꼭 확인을 거치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a variant of CJD는 CJD의 변종 중 하나이다. 라는 정지민씨의 주장에 대해서 한 마디를 하자면, a variant of sth자체를 놓고 보면 a type of sth, a form of sth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광우병에 관해서는 그렇게 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도 광우병 번역했거든요. 논문번역도 해보고 그 때마다 구글과 네이버에서 수도 없이 검색을 해본 결과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a variant of CJD=vCJD를 함께 사용하고 계십니다. 만약 지민씨 말대로 a variant of CJD가 vCJD가 아닌 금냥 CJD라고 한다면 피디수첩 뿐 아니라 방송국 3사의 광우병 관련 프로가 다 오역을 했다는 말씀인데.....과연 그럴까요? 기사를 보면 a variant of CJD를 그냥 CJD로 번역해놓으셨던데 혹시 a variant of 를 놓치신건 아닌가요? 자신은 들었는데 문맥상 봤을때 CJD가 맞아서 그냥 CJD로 적어놓았다는 건 글쎄요...제가 테입과 번역본을 보지 못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씀을 드릴 수 없습니다만, 어찌됐던 정지민씨의 번역은 잘못됐습니다. 애초에 방송사에서 번역을 맡길 때 가장 먼저 부탁하는것이 모르면 직역해달라, 될 수 있으면 직역해달라입니다. 뭐 지민씨가 아직 경력이 거기까지 안되어서 모른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제 경우나 저와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많은 선후배들을 보면 일단은 직독직해가 원칙입니다. 그러니까 제대로 번역을 했다면 a variant of CJD를 번역했을 시에 vCJD도 CJD도 아닌 'CJD의 한 변종'이라고 번역을 하셨어야 했단 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자꾸 자신을 PD수첩의 피해자로 몰고가시는데, 솔직히 말해서 PD수첩 당시 남들 보다 제일 많은 돈을 받으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의 양이 많으니 제일 많이 받은거 아니겠냐는 뜻이 아니라, 다른 번역가들과는 조금 다르게 시간당 금액이 제일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건 제가 다른 번역가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니 뭐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어쨌든, 그리고 PD수첩 사건 이후에 책도 내시고 베스트셀러도 되시고, 그리고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만, 자랑스러운 언론인인가 뭔가 상도 받으시고..그리고 요즈음은 강연도 하신다죠? 그렇다면, 금전적으로 PD수첩 때문에 가장 큰 혜택을 본 쪽은 정지민씨 당신이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