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중에 누가 내 꼬리를 훔쳐갔다.


  날씨가 더워져 두엄과 오물이 시멘트처럼 굳어붙은 엉덩

이로 질긴 파리들이 꼬여들면 뿌리만 뭉특하게 남은 꼬리는

어쩔 줄을 모른다. 항문이 먼저 옴씰옴씰거리고 뜨거운 오줌

이 나올 듯하다가 드디어 꼬리 밑둥이가 맹렬하게 꼼지락거

리기 시작한다. 파리 한 마리 못 쫓는 내 엉덩이를 쳐다보는

웃음 소리. 나는 돌처럼 차갑고 딱딱한 힘을 엉덩이로 집중

시켜 움직이고 싶어 안달하는 꼬리뼈를 단단하게 붙잡아 조

인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느릿느릿 되새김을 계속한

다. 이젠 창자로 넘어가도 좋은 것들을 더 곱게 새김질하고

또 새김질하여 귀를 기울이고 기다린다, 위장에서 맑은 소리

가 흐를 때까지. 간지러운 내장의 감촉을 만지고 있는, 아아,

이 고요한 표정으로, 꿈벅꿈벅, 새벽의 산사에 가 앉아볼까?

막 그림에서 깨어난 새소리, 바람 소리를 나는 게슴츠레한

눈길로 바라본다. 꿈결같이…… 파리 날개에 몸을 기대고 출

렁거리는 무거운 졸음. 감길 듯 누워 있는 졸음의 먼 끝에서

어떤 둔한 박자 하나가 심각하고 격렬하게 까닥까닥거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무거운 내 눈까풀 가물가물 웃음짓다가

갑자기 놀라 깨어난다. 그리고 쏘아본다, 분연히 꿈버억꿈벅,

거친 숨을 몰아쉬며 꼬리 없는 엉덩이의 움직임을.

무엇인가 이것은,

코뚜레에 너무 오래 붙들려 무력해진 지금

아픈 코의 대척점에서 일어나는 이 느닷없는 힘은.

웃음거리가 되어도 어쩔 수 없다

들입다 흔들어대는 수밖에  

 

  * 소 한 마리가 바로 코 앞에 앉아 있는 것 같지요? ^^